
미국과 이란 간 휴전 협상이 동결 자산 문제를 둘러싸고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 이란 군사 시설을 추가로 타격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중동 지역 긴장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미국 정부는 국제 해상 안전 확보를 위한 제한적 대응이라고 설명했지만, 이란 측은 주권 침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중동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미군은 호르무즈 해협 주변에서 상선 항행과 미군 자산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이란 군사 시설을 대상으로 추가 공습을 진행했다. 미국 국방부 관계자는 일부 무인기(UAV)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방어 작전도 함께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군사 행동은 최근 미국과 이란이 동결 자산 해제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발생했다. 앞서 이란은 해외에 묶인 자국 자산 일부를 우선 해제해야 본격적인 협상 체제를 가동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미국은 이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유보한 채 추가 협의를 이어가겠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란 현지 매체들은 남부 항구 도시 반다르아바스 외곽 지역에서 폭발음이 발생했으며 이후 방공망이 가동됐다고 보도했다. 다만 공습 대상과 실제 피해 규모에 대해서는 아직 공식 확인이 이뤄지지 않았다. 일부 외신은 호르무즈 해협 주변 군사 시설과 항만 인근 지역에서 긴급 통제 조치가 시행됐다고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상당 부분이 통과하는 핵심 해상 통로다. 최근 중동 지역 군사 긴장이 높아지면서 국제 유가와 해상 운임 시장의 변동성도 확대되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충돌 장기화 시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국내 제조업과 정유·화학 업계도 중동 리스크 확대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국제 유가 상승이 이어질 경우 원자재 가격과 물류 비용 부담이 동시에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구·경북 지역 수출 제조 기업들 역시 에너지 비용과 환율 변동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미국 정부는 이번 조치가 국제 항행의 자유와 미군 보호를 위한 대응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이란 측은 미국의 군사 행동이 외교 협상 분위기를 훼손하고 역내 긴장을 키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외교가에서는 양측 모두 직접적인 전면전은 피하려 하면서도 군사적 압박과 외교 협상을 병행하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 추가 협상 여부와 군사 대응 수위에 따라 중동 정세 흐름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장호진 기자 daegunewsdesk@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