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한국 화물선 폭발·화재 사고와 관련해 “이란의 공격”이라고 주장하면서, 원인 규명이 진행 중이라는 우리 정부 입장과 충돌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그들의 선박이 공격당했다”며 “호송 대열에서 벗어난 상태였다고 주장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의 선박은 박살이 났다. 하지만 미국이 보호하던 선박들은 공격당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는 해당 사고 원인이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는 우리 정부의 공식 입장과 배치되는 발언이다. 정부는 현재까지 폭발 및 화재 원인을 단정하지 않은 채 조사 중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측은 이날도 이란의 공격 가능성을 사실상 기정사실화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은 같은 날 “그런 식의 표적 공격은 이란이 자행하는 무차별적인 행태를 반영한다”며 “한국이 프로젝트 프리덤에 참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 4일부터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이 묶인 상선들의 이동을 지원하는 ‘프로젝트 프리덤’을 가동 중이다. 미군은 이 과정에서 이란이 미사일과 고속정을 동원해 상선을 공격했으나 이를 격퇴했다고 설명했다.
이란 역시 아랍에미리트(UAE) 등을 상대로 공격을 재개하며 긴장이 다시 고조되는 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휴전 위반 여부에 대해 “곧 알게 될 것”이라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번 발언은 단순한 사고 해석을 넘어 한국에 대한 군사적·외교적 압박으로도 해석된다. 특히 한국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당량의 원유를 수입하고 있는 만큼, 해상 안전 확보를 위한 역할을 요구하는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과 외교가에서는 이번 사안을 두고 “사고 원인 규명 이전에 특정 국가를 지목하는 것은 외교적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한국의 중동 전략과 군사적 선택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호진 기자 daegunewsdesk@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