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안경과 구분 불가능한 외형… 실시간 문제 풀이부터 정답 표출까지
홍콩과기대 실험 결과 점수 폭등 확인… 하루 1만 원대 대여 시장도 형성
반지형 컨트롤러 등 수법 지능화… “기존 시험 제도 근간 흔든다” 우려
중국 대학가에서 인공지능(AI) 스마트 안경을 활용한 지능형 부정행위가 확산하며 교육계에 비상이 걸렸다. 단순한 보조 기기를 넘어 시험 문제 자체를 실시간으로 해석하고 정답을 제시하는 수준에 이르면서, 전통적인 시험 방식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5일(현지시간) IT 전문 매체 레스트 오브 월드(Rest of World)와 외신 보도에 따르면, 최근 중국 대학생들 사이에서 스마트 안경을 AI와 연동해 시험 문제를 풀이하는 수법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해당 기기는 본래 번역이나 길 안내 등을 돕는 웨어러블 기기지만, 카메라로 문제지를 촬영하면 분석된 정답이 안경 렌즈 디스플레이에 즉각 표시되는 방식으로 악용되고 있다.
이러한 부정행위의 위력은 실제 수치로도 증명되었다. 홍콩과학기술대학교 연구진이 AI 모델을 탑재한 스마트 안경을 활용해 실험한 결과, 착용자들의 평균 점수는 92.5점을 기록했다. 이는 기기를 사용하지 않은 일반 학생들의 평균 점수인 72점을 무려 20점 이상 상회하는 수치다.
문제는 적발이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최신 스마트 안경은 외형상 일반 안경과 거의 차이가 없으며, 시선을 크게 움직이지 않고도 정답 확인이 가능하다. 여기에 반지 형태의 소형 컨트롤러를 손가락에 끼워 몰래 조작하는 방식까지 더해져 감독관의 눈을 교묘히 피하고 있다.
수요가 급증하면서 암시장도 형성되었다. 현재 중국 내 스마트 안경 대여료는 하루 6~12달러(한화 약 9,000~1만 8,000원) 수준으로, 일부 업자는 수개월 동안 1,000명 이상의 학생에게 기기를 대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는 일본 와세다대학 입시나 대규모 토익 부정행위 등 해외에서도 잇따르고 있어 국제적인 문제로 비화하는 모양새다.
교육 전문가들은 “기술의 발전이 부정행위의 도구로 전락하면서 시험의 공정성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며 “금속탐지기 강화나 전파 차단기 도입 등 기술적인 방어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장호진 기자 (daegunewsdesk@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