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연합(EU)이 철강 수입 규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우리나라가 주요 경쟁국보다 유리한 수준의 무관세 수출 물량을 확보하면서 국내 철강업계가 안도하는 분위기다. 업계는 이번 협상 결과가 정부와 민간이 함께 대응한 성과라며 향후에도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지속적인 통상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한국철강협회를 비롯한 주요 경제단체들은 EU 철강 관세할당제도(TRQ) 협상 결과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EU가 전체 무관세 수입 물량을 대폭 줄이는 과정에서도 한국산 철강의 쿼터 감소 폭을 경쟁국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수출 부담을 일정 부분 완화했다는 분석이다.
철강업계는 유럽 시장이 자동차와 조선, 기계 등 고부가가치 산업에 공급되는 철강제품의 핵심 수출시장인 만큼 이번 협상 결과가 기업들의 생산과 수출 계획 수립에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보고 있다. 무관세 물량이 일정 수준 유지되면서 기존 거래처와의 공급 계약을 보다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업계는 앞으로 확보한 쿼터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품목별 수출 전략을 다시 점검하고 유럽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확대하고 거래 안정성을 높여 제한된 무관세 물량을 최대한 효과적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경제단체들도 이번 협상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국무역협회는 경쟁국 대비 우호적인 조건을 확보한 것은 국내 철강기업의 유럽 시장 경쟁력 유지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역시 전체 무관세 물량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도 한국산 철강의 감소 폭을 상대적으로 낮춘 것은 의미 있는 성과라고 평가하며 수출 불확실성을 줄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업계는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이다. 무관세 물량을 초과하는 수출에는 높은 관세가 부과되는 만큼 기업들의 부담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철강 공급 과잉과 보호무역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의 수입 규제가 더욱 강화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협상 성과에 만족하기보다 장기적인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친환경 철강 생산 확대와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수출시장 다변화 등을 통해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철강업계는 앞으로도 정부와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며 국제 통상 협상에 적극 대응하는 한편 자동차와 조선, 방위산업 등 국내 전방산업과의 협력을 강화해 내수 기반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안정적인 해외시장 접근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지속될 경우 글로벌 보호무역 기조 속에서도 국내 철강산업의 수출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호진 기자 daegunewsdesk@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