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스타트업 웨이브(Wayve)가 글로벌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와 닛산을 잇달아 파트너로 확보하며 자율주행 시장의 새로운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다. 소프트뱅크와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등 글로벌 투자자들도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면서 테슬라 중심의 자율주행 시장 판도에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텔란티스는 오는 2028년부터 웨이브의 AI 기반 자율주행 시스템을 주요 브랜드 차량에 적용할 계획이다. 크라이슬러와 닷지, 램 브랜드도 대상에 포함되며, 닛산 역시 유사한 기술 도입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웨이브가 공급하는 시스템은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지 않고도 고속도로와 일부 일반도로를 주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핸즈프리 주행’ 기술이다. 다만 운전자는 항상 전방을 주시하며 필요할 경우 즉시 운전에 개입해야 하는 감독형(Level 2+) 자율주행 방식이다.
웨이브의 가장 큰 차별점은 AI 학습 방식이다. 기존 자율주행 기술은 차량이 주행 규칙을 미리 입력받아 움직이는 구조였지만, 웨이브는 대량의 실제 주행 데이터를 AI가 스스로 학습하는 엔드투엔드(End-to-End) 방식을 채택했다. 이는 최근 테슬라도 도입하고 있는 방식으로, 복잡한 도로 환경에 더욱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업 전략도 테슬라와 다르다. 테슬라가 자사 차량에만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적용하는 반면 웨이브는 다양한 완성차 업체에 기술을 공급하는 플랫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이 자체 자율주행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전략이다.
투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웨이브는 지난해 소프트뱅크 주도로 약 10억5천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와 엔비디아, 우버도 투자에 참여했다. 올해는 약 86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15억 달러를 추가 조달하며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다만 엔드투엔드 방식의 안정성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AI가 모든 판단을 수행하는 구조인 만큼 예상하지 못한 돌발 상황에서 충분한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재 웨이모와 바이두 아폴로고 등은 AI와 고정밀 지도, 기존 규칙 기반 시스템을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 경쟁이 AI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가운데 웨이브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테슬라의 독주 체제를 흔들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장호진 기자 daegunewsdesk@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