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대서양 크루즈선에서 발생한 한타바이러스 감염 사태 이후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 감시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사람 간 전파 가능성이 거론되는 바이러스 유형이 확인되면서 각국 보건당국도 승객 격리와 추적 관찰에 들어간 상태다.
국내 방역당국은 현재까지 국내 유입 위험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안데스 바이러스를 옮기는 특정 설치류가 국내에는 서식하지 않으며 현재까지 관련 감염 사례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해외 유입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남미 지역 방문자와 해외 입국자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은 발열과 호흡기 증상이 나타날 경우 반드시 해외 방문 이력을 의료기관에 알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번 사태는 네덜란드 국적 탐사 크루즈선 ‘MV 혼디우스(Hondius)’호에서 시작됐다. 해당 선박은 남대서양 항로를 운항하던 중 다수의 발열 및 호흡기 이상 증상자가 발생해 카나리아제도 테네리페섬에 정박했다.
현재까지 최소 수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감염 의심 사례도 추가로 확인되고 있다. WHO는 선내 탑승객과 승무원을 고위험 접촉군으로 분류하고 건강 상태를 장기간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각국 정부도 자국민 귀국과 격리 조치를 서두르고 있다. 일부 승객은 군용 차량과 전세 항공편 등을 이용해 귀국했으며 귀국 직후 병원 또는 격리시설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와 싱가포르 등 일부 국가에서는 귀국 이후 추가 의심 증상자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당국이 특히 주목하는 부분은 ‘안데스 바이러스(Andes virus)’ 가능성이다. 안데스 바이러스는 한타바이러스 계열 가운데 드물게 사람 간 전파 사례가 보고된 유형으로 알려져 있다.
한타바이러스는 일반적으로 설치류의 배설물이나 타액 등에 오염된 환경 접촉을 통해 감염된다. 초기에는 독감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지만 일부 환자에서는 급성 호흡부전과 폐 기능 이상 등 중증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까지 승인된 백신이나 특효 치료제는 없는 상태다. 의료진은 산소 공급과 집중 치료 등 증상 완화 중심 대응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한타바이러스’라는 이름은 한국에서 유래됐다. 1970년대 경기 북부 한탄강 유역에서 발견된 바이러스가 국제 학계에 보고되면서 ‘한탄 바이러스(Hantaan virus)’라는 이름이 붙었고 이후 한타바이러스 계열 전체를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됐다.
전문가들은 국제 이동 증가와 크루즈 관광 확대에 따라 해외 감염병 관리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WHO 역시 각국 보건당국에 해외 감염병 모니터링 강화와 신속 대응 체계 유지를 요청한 상태다.
장호진 기자 daegunewsdesk@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