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악관 기자회견서 나토·한국·일본·호주 차례로 거명하며 ‘동맹 불만’ 표출
“핵 가진 김정은 옆 험지에 미군 배치”… 호르무즈 파병 압박 수위 높여
“김정은과 잘 지내지만 핵 보유는 전임 대통령들 실책” 비판도 병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군사적 긴장 상황 속에서 유럽과 아시아 동맹국들의 비협조적 태도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특히 한국을 실명 거론해 파장이 예상된다.
7일 뉴욕타임즈(NYT) 보도 및 백악관 브리핑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란 전쟁 대응과 관련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지원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던 중, “나토뿐만이 아니다. 누가 또 우리를 돕지 않았는지 아는가. 바로 한국이다”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안보 상황을 직접 언급하며 압박의 강도를 높였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험지에 4만 5,000명의 주한미군 병력을 두고 있으며, 이들은 핵무기를 많이 보유한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바로 옆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이 한국의 안보를 위해 막대한 군사력을 제공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란 문제 등 미국의 전략적 요구에는 한국이 제대로 응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개인적인 친분을 과시하면서도 전임 행정부의 대북 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김 위원장과 매우 잘 지내며 그는 나를 좋아한다”면서도, “만약 어떤 (이전) 대통령이 일을 제대로 했다면 김정은은 지금 핵무기를 갖고 있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한국뿐만 아니라 호주와 일본으로도 이어졌다. 이는 지난달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확보를 위해 요청했던 군함 파견 등 군사적 지원에 대해 동맹국들이 여전히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에 대한 공식적인 불만 표출로 해석된다.
외교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규모와 북핵 위협을 이란 사태와 결부시킨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한 외교 전문가는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파병이나 방위비 분담금 문제 등에서 한국의 더 큰 기여를 끌어내기 위해 ‘주한미군 카드’를 본격적으로 활용하려는 포석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우리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 여부와 관련해 다각도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비협조’를 명시적으로 언급함에 따라 향후 한미 관계 및 안보 협상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장호진 기자 (daegunewsdesk@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