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이 세계 원유 수송 핵심 항로인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 수위를 높이면서 국제 해운시장과 에너지 업계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이란은 선박 사전 승인 절차와 통행료 부과 방침까지 공개하며 사실상 해협 관리 권한을 공식화하는 움직임에 나섰다.
22일(현지시간) 중동 매체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최근 24시간 동안 유조선과 컨테이너선 등 총 35척이 이란 측 통제 아래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란은 최근 새로 설치한 ‘페르시아만 해협청(PGSA)’을 통해 해협 통항 관리 체계를 운영하겠다는 방침도 공개했다. 선박 제원과 화물 정보, 목적지 등을 사전에 제출하고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일부 선박에는 통행료 성격의 수수료 부과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국영 매체들은 지정 항로를 벗어나거나 승인 절차를 따르지 않을 경우 군사 대응 가능성도 경고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수송량 상당 부분이 지나는 전략 요충지다. 중동 산유국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운송 대부분이 이 해역을 통과하는 만큼 국제 유가와 해상 물류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시장에서는 최근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높아진 상황과 맞물려 이번 조치가 국제 에너지 시장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해운업계에서는 해협 통과 절차가 복잡해질 경우 운송 지연과 보험료 상승, 우회 항로 비용 증가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제 원유시장은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표적 시장 중 하나다. 과거에도 중동 지역 군사 충돌 가능성이 커질 때마다 국제 유가가 급등하는 사례가 반복됐다.
미국과 서방국가들은 현재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자유 원칙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이란은 자국 안보와 해상 질서 유지를 이유로 통제 강화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은 글로벌 원유 공급망 핵심 구간인 만큼 통항 규제 강화만으로도 국제 유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중동 지정학 리스크가 다시 핵심 변수로 부상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장호진 기자 daegunewsdesk@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