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시행을 두고 미국 정부가 공개적으로 우려를 나타냈다. 표현의 자유 침해 가능성과 미국 기업에 대한 부담을 문제 삼으면서 한국의 디지털 정책을 둘러싼 한미 간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미 국무부는 8일(현지시간) 한국 언론의 질의에 대한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과도한 콘텐츠 규제로 이어질 가능성을 지적했다.
미 국무부는 개정안이 표현의 자유를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 우려를 나타내면서 한국이 미국 기업에 과도한 부담을 부과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법 시행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수단으로 활용돼서는 안 된다며 한국 정부와 미국 기술기업 사이의 지속적인 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의 이 같은 입장은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지난 7일 시행된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법 시행 이전부터 한국의 디지털 정책과 콘텐츠 규제 문제에 우려를 나타내왔다. 개정안 시행을 계기로 미국 정부가 다시 한번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으면서 관련 문제가 한미 간 통상·외교 현안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한국의 디지털 정책뿐 아니라 쿠팡을 둘러싼 문제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을 부당하게 표적화하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제기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최근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 보고서 내용을 언급하며 한국이 관련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 정치권을 중심으로 정보통신망법과 미국 기업에 대한 규제 문제가 동시에 제기되면서 우리 정부의 대응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경화 주미대사는 쿠팡 문제와 관련해 한미 관계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양국 정부 사이에 형성돼 있다고 밝혔다.
강 대사는 미국 측과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우리 정부의 입장을 일관되게 설명해 나가겠다는 입장도 나타냈다.
우리 정부는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 보고서에 언급된 개인정보 유출 피해 등의 내용에 대한 반박 자료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자료가 마련되면 이를 취합해 미국 측에 전달할 계획이다.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시행과 미국 기업 규제 문제를 둘러싼 미국 정부와 정치권의 문제 제기가 이어지면서 디지털 규제 문제가 향후 한미 관계의 새로운 현안으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장호진 기자 daegunewsdesk@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