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파워가 캐나다 에너지 인프라 기업 펨비나 파이프라인과 손잡고 북미 친환경 발전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단순 기술 협력을 넘어 한화오션의 캐나다 잠수함 사업과 연계된 산업기술협력(ITB) 전략까지 맞물리면서, 북미 에너지·방산 시장 동시 공략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파워는 20일(현지시간) 캐나다 펨비나 파이프라인과 초임계 이산화탄소(sCO2) 기반 폐열회수발전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력의 핵심은 펨비나가 북미 지역에서 운영 중인 가스 파이프라인 승압소와 에너지 인프라 시설에 한화파워의 폐열회수발전 기술 적용 가능성을 공동 검토하는 것이다. 양사는 향후 경제성과 기술 검증을 거쳐 파일럿 프로젝트 후보지를 선정하고 북미 시장 사업화도 추진할 계획이다.
폐열회수발전은 산업 설비에서 버려지는 열을 다시 전력 생산에 활용하는 기술이다. 추가 연료 없이 전기를 생산할 수 있어 탄소 배출 저감과 에너지 효율 개선 효과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 최근 글로벌 에너지 업계가 탄소중립 압박을 받으면서 폐열 활용 기술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특히 한화파워가 내세운 초임계 이산화탄소 발전 기술은 기존 증기 기반 발전과 차별화된다는 평가를 받는다. 액체와 기체 특성을 동시에 가진 초임계 상태의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발전 효율을 높이고 설비 크기를 줄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업계에서는 무엇보다 ‘물 없는 발전 시스템’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북미 오일·가스 산업 현장은 혹한 환경과 물 사용 제한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데, 한화파워 기술은 물을 사용하지 않는 무수(Water-free) 운전이 가능해 현지 환경에 적합하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협력을 단순 친환경 프로젝트 이상의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현재 한화오션은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CPSP) 수주전에 참여하고 있는데, 이번 에너지 기술 협력이 캐나다 정부와의 산업기술협력 확대 카드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방산업계에서는 최근 글로벌 무기 수출 경쟁이 단순 가격 경쟁을 넘어 현지 산업 기여와 기술 협력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대규모 방산 사업에서는 현지 일자리 창출과 기술 이전, 산업 투자 계획 등이 핵심 평가 요소로 작용한다.
이 때문에 한화그룹이 방산과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동시에 연결해 캐나다 시장 내 전략적 관계를 강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한화오션의 잠수함 사업과 한화파워의 친환경 기술 협력이 결합될 경우 캐나다 정부 입장에서도 산업적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캐나다 앨버타주에 본사를 둔 펨비나는 북미 대표 에너지 인프라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북미 전역에서 파이프라인과 가스 처리 시설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탄소 감축과 친환경 에너지 사업 투자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들은 폐열회수발전 시장이 향후 수년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확대와 전력 수요 증가, 탄소 규제 강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에너지 효율 기술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버려졌던 산업 폐열이 이제는 수익을 창출하는 에너지 자산으로 바뀌고 있다”며 “북미 에너지 기업들도 탄소 배출 감축 압박이 커지면서 관련 기술 도입 경쟁이 빨라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화파워 관계자는 “이번 협력을 통해 북미 친환경 발전 시장 진출 기반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탄소 저감과 에너지 효율 개선 분야에서 사업 기회를 넓혀 나가겠다”고 밝혔다.
장호진 기자 daegunewsdesk@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