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유럽 회원국들이 미국에 대한 군사적 의존도를 낮추고 최대 2000㎞ 이상 떨어진 목표물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무기 개발에 나선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을 중심으로 한 유럽 국가들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독자적인 장거리 공격 능력 확보에 나서면서 유럽의 안보 전략에도 상당한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외신에 따르면 영국·프랑스·독일은 튀르키예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장거리 정밀타격 무기 개발 계획을 공개했다.
이들 국가를 포함한 유럽 나토 12개국은 앞으로 10년간 총 500억 달러, 한화 약 75조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개발 목표는 최소 300㎞에서 최대 2000㎞ 이상 떨어진 표적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무기 체계를 확보하는 것이다.
유럽 국가들이 장거리 무기 개발에 나선 배경에는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과 미국에 대한 높은 국방 의존도가 자리 잡고 있다.
현재 유럽이 보유한 대표적인 장거리 무기로는 독일의 타우러스와 영국·프랑스가 공동 개발한 스톰섀도·스칼프 등이 있지만 사거리는 약 500㎞ 수준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유럽 국가들의 미사일과 각종 무기 재고가 감소한 것도 새로운 무기 개발을 서두르는 이유로 꼽힌다.
최대 2000㎞ 이상의 장거리 정밀타격 무기가 실전 배치될 경우 유럽은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독자적인 공격 능력을 크게 강화할 수 있다.
나토는 장거리 무기 개발과 함께 냉전 시대에 건설된 전시 연료 공급 파이프라인을 동유럽 지역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국가들은 별도로 약 540억 달러 규모의 방위산업 계약도 추진한다.
이 가운데 약 260억 달러는 공중 전력 통합과 미사일 방어 체계 구축 등에 투입될 예정이다.
특히 이번 계획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유럽 국가들이 미국산 부품과 기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 한다는 점이다.
미국의 외교·안보 정책 변화에 따라 유럽의 무기 공급과 군사 전략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독자적인 방위산업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미국의 미사일과 무기 재고 감소에 따른 유럽 공급 차질 가능성 역시 유럽 국가들의 군사적 자립 움직임을 가속하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영국은 미국 기술과 부품을 사용하지 않는 독자적인 무기 개발 프로그램도 추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유럽 나토 회원국 사이의 갈등도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회원국들의 방위비 부담 문제와 국제 현안에 대한 대응을 놓고 유럽 국가들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 유럽은 미국의 정책 변화와 관계없이 자체적인 방위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대규모 군사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유럽 나토 회원국들의 2000㎞급 장거리 무기 개발 계획은 단순한 신형 무기 도입을 넘어 미국 중심의 안보 체제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군사 역량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향후 장거리 정밀타격 무기 개발과 유럽 방위산업 투자가 본격화할 경우 나토 내부의 군사 전략과 미국·유럽 간 안보 관계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장호진 기자 daegunewsdesk@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