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이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과 300억 달러, 한화 약 45조 원 규모의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 내 제조업 확대를 강하게 요구하는 가운데 애플이 미국 반도체 공급망 구축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면서 브로드컴이 직접적인 수혜 기업으로 떠올랐다는 분석이다.
애플은 8일(현지시간) 브로드컴과 다년간의 신규 협력 계약을 맺고 애플 제품에 들어가는 맞춤형 반도체 부품과 첨단 무선 연결 기술을 공동으로 설계·생산한다고 발표했다.
계약 규모는 300억 달러 이상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이번 협력을 통해 미국에서 150억 개 이상의 반도체가 생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브로드컴은 그동안 애플에 무선주파수(RF) 부품을 비롯해 블루투스와 와이파이 연결에 필요한 반도체 기술을 공급해왔다.
이번 계약에 따라 브로드컴은 약 15억 달러, 한화 2조 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미국 콜로라도주 포트콜린스 생산시설을 확대할 계획이다.
해당 공장에서는 애플 제품에 사용되는 첨단 무선주파수 부품과 무선 연결 기술 관련 제품이 생산될 예정이다.
애플의 이번 결정에는 미국 정부의 제조업 육성 정책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애플을 상대로 해외 생산을 미국으로 이전하지 않을 경우 아이폰에 높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에 애플은 미국 내 반도체와 첨단 제조업 공급망 구축을 목표로 대규모 투자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애플이 아시아를 중심으로 구축된 기존 공급망 전체를 미국으로 이전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애플은 완제품 생산시설을 모두 미국으로 옮기기보다 반도체와 핵심 부품을 중심으로 미국 내 공급망을 확대하는 전략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브로드컴뿐만 아니라 미국 애리조나주에 생산시설을 구축한 TSMC와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글로벌파운드리스 등과도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는 이번 계약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 브로드컴이 꼽힌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애플이 자체 반도체 개발을 확대하면서 브로드컴의 애플 공급망 내 입지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그러나 이번에 300억 달러가 넘는 장기 계약을 확보하면서 브로드컴은 애플과의 협력 관계를 상당 기간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특히 브로드컴은 인공지능(AI) 시장 확대에 따른 맞춤형 반도체 수요 증가에 이어 애플과의 대규모 계약까지 확보하면서 사업 성장에 대한 기대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는 애플과 브로드컴이 오랜 기간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다며 이번 계약이 미국 제조업과 혁신에 대한 투자를 더욱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의 미국 반도체 공급망 투자가 확대되는 가운데 45조 원 규모의 장기 계약을 확보한 브로드컴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어떤 성장세를 보여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장호진 기자 daegunewsdesk@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