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텍사스에서 가축의 상처에 기생해 살아있는 조직을 파먹는 것으로 알려진 ‘신대륙 나사벌레(New World Screwworm)’가 발견되면서 미국 축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전문가들은 감염이 확산될 경우 쇠고기 공급 차질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미국 농무부(USDA)와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최근 텍사스 남부 멕시코 접경 지역의 송아지에서 신대륙 나사벌레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 해당 기생충은 파리가 동물 상처 부위에 알을 낳고, 부화한 유충이 살아있는 조직을 갉아먹으며 성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감염된 가축은 심한 통증과 염증, 조직 손상을 겪으며 치료가 늦어질 경우 폐사에 이를 수 있다. 특히 소와 양, 염소 등 목축업 전반에 피해를 줄 수 있어 미국 축산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미국은 과거 대규모 방역 사업을 통해 나사벌레를 사실상 박멸했지만, 최근 멕시코 지역에서 감염 사례가 증가하면서 재유입 우려가 커져 왔다. 이번 텍사스 발견 역시 국경 지역을 통한 확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텍사스는 미국 최대 규모의 소 사육 지역 중 하나다. 이 때문에 감염이 넓은 지역으로 번질 경우 쇠고기 공급망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미국은 가뭄과 사육 비용 상승 등으로 소 사육 두수가 감소한 상황이어서 시장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현지 당국은 감염이 확인된 지역을 중심으로 검역과 이동 제한 조치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불임 수컷 파리를 대량 방사하는 방식의 방역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이는 번식을 차단해 개체 수를 줄이는 대표적인 나사벌레 방제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순한 방역 문제를 넘어 식량안보와 물가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미국산 쇠고기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국제 육류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국내 유통업계 역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국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비중이 높은 만큼 현지 축산업 피해가 장기화될 경우 수입 단가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 특히 환율 상승이 겹칠 경우 국내 외식업계와 육류 유통업체의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제한적인 감염 사례지만 확산 여부에 따라 미국 축산업과 글로벌 쇠고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며 “검역 상황과 방역 성과를 지속적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호진 기자 daegunewsdesk@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