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전쟁발 유가 폭등에 리터당 42.7% 인상… 전국적 항의 시위 확산
셰바즈 샤리프 총리, 유류세 인하 전격 발표… 이슬라마바드 등 대중교통 무료화
IMF 구제금융 속 재정 압박 가중… 아시아 전역 ‘에너지 인플레이션’ 공포
이란 전쟁의 직격탄을 맞은 파키스탄이 급등하는 연료 가격으로 인한 민심 이반을 막기 위해 ‘대중교통 한 달 무료’라는 유례없는 강수를 두었다.
4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파키스탄 정부는 최근 휘발유 가격을 리터당 485루피(약 1.70달러)로 40% 이상 전격 인상했다. ‘하룻밤 사이 떨어진 휘발유 폭탄’에 분노한 시민들은 펀자브주 라호르 등 주요 도시에서 거리로 쏟아져 나와 격렬한 항의 시위를 벌였다.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자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TV 연설을 통해 즉각적인 유류세 인하와 가격 재조정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378루피로 하향 조정되었으며, 이 조치는 최소 한 달간 유지될 예정이다.
특히 파키스탄 정부는 파격적인 민생 안정책을 병행하기로 했다. 모신 나크비 내무장관은 “수도 이슬라마바드의 모든 대중교통을 30일간 무료로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펀자브주와 신드주 역시 국영 대중교통 요금 면제와 오토바이 운전자를 위한 별도 지원책을 마련하는 등 총력전에 나섰다.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이란 전쟁으로 인한 국제 유가 급등과 호르무즈 해협의 물류 차질에 있다. 파키스탄은 이미 연료 절약을 위해 공공기관 주 4일 근무제와 학교 방학 연장 등 긴축 정책을 시행해왔으나, 전면적인 에너지 위기를 피하지 못했다.
문제는 경제 체력이 바닥난 상태라는 점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파키스탄에 12억 달러 규모의 신규 지원을 결정했으나, 이번 대중교통 무료화 등에 투입될 막대한 재정이 향후 구제금융 조건 이행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파키스탄뿐만 아니라 방글라데시 등 아시아 신흥국 전반으로 에너지 인플레이션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며 “중동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취약 경제국들의 도미노 붕괴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장호진 기자 (daegunewsdesk@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