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이 중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와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로부터 반도체 칩을 공급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I 확산으로 글로벌 메모리 공급이 빠듯해지는 가운데 공급망을 다변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되지만, 미국과 중국의 첨단기술 갈등 속에서 정치적 논란도 커질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중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일부 제품에 사용할 메모리 반도체 조달을 위해 CXMT와 YMTC 측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아직 최종 계약이 체결된 것은 아니며 협의가 계속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애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 주요 메모리 업체들로부터 부품을 공급받고 있다. 이번 협상이 성사될 경우 공급업체는 기존 3곳에서 5곳으로 늘어나 공급망 안정성과 가격 협상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이 공급처 확대를 추진하는 배경에는 AI 산업 성장으로 인한 메모리 수급 불균형이 자리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AI 서버용 고성능 메모리 생산 비중을 확대하면서 스마트폰과 PC 등에 사용되는 메모리 공급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메모리 가격이 상승하면서 완성품 제조업체들의 원가 부담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정치적 변수는 여전히 큰 부담이다. CXMT와 YMTC는 미국 정부가 안보 우려를 이유로 관리 대상에 포함한 중국 반도체 기업이다. 특히 YMTC는 미국의 수출통제 대상에도 올라 있어 미국 정계에서는 중국 첨단기술 기업과의 거래 확대에 대한 경계심이 높다.
미국 정부의 별도 승인 절차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미국 의회와 안보 강경파들의 반발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실제로 애플은 과거에도 YMTC 메모리 채택을 추진했다가 정치적 논란이 커지면서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중국 시장 경쟁력을 유지하면서도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선택지를 검토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애플의 핵심 생산기지이자 최대 소비시장 가운데 하나인 만큼 현지 공급망 확대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다만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규제가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어 협상이 실제 공급 계약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향후 미·중 관계 변화와 미국 정부의 반도체 정책이 애플의 공급망 전략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장호진 기자 daegunewsdesk@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