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한 글로벌 10% 관세 정책에 제동을 걸면서 무역 정책과 국제 협상 전략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법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법 122조를 지나치게 확대 해석했다고 판단했다.
7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국제통상법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조치와 관련한 소송에서 2대1 의견으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번 소송은 미국 중소기업들과 오리건주 등 20여 개 주 정부가 제기한 것이다.
쟁점이 된 무역법 122조는 심각한 국제수지 적자가 발생했을 경우 대통령이 최대 150일 동안 15% 한도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초 무역수지 적자를 근거로 전 세계 국가들을 상대로 10% 관세 정책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재판부는 국제수지 전체가 아닌 일부 하위 항목인 무역수지만을 근거로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법 취지에서 벗어난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특정 하위 계정 적자만으로 대통령이 상시적으로 관세 권한을 행사하게 된다면 사실상 의회의 과세 권한을 행정부에 넘기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법원은 이번 판결 효력을 모든 기업에 일괄 적용해달라는 원고 측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실제 환급 대상은 일부 원고 기업에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정치권과 금융시장에서는 이번 판결이 향후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 협상 전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미중 정상회담과 유럽연합(EU) 관세 협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협상 카드가 일부 약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통화한 뒤 EU산 자동차 관세 인상 시점을 오는 7월 4일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당초 미국 정부는 승용차와 트럭 관세를 기존 15%에서 25%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관세 정책을 둘러싼 법적 공방이 계속되면서 글로벌 무역시장 불확실성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장호진 기자 daegunewsdesk@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