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이 인텔의 차세대 반도체 공정 ‘18A’를 활용한 칩 생산 테스트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10여 년간 이어져 온 애플과 TSMC의 독점적 협력 구조에 변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반도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주요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애플 전문 분석가 궈밍치는 인텔이 자사의 1.8나노급 공정인 ‘18A-P’를 기반으로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Mac)용 일부 칩 생산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테스트 대상은 저가형 모델과 구형 제품군 중심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테스트가 단순 기술 검증을 넘어 애플의 공급망 다변화 전략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애플의 주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사실상 TSMC가 독점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미중 갈등과 대만 리스크가 커지면서 특정 기업과 특정 지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미국 정부가 자국 중심 반도체 공급망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메이드 인 USA’ 반도체 생산 확대를 강조하고 있으며, 인텔은 미국 내 생산 기반을 앞세워 정부 지원과 고객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텔 입장에서도 애플 확보는 상징성이 큰 프로젝트다. 인텔은 2021년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선언한 이후 TSMC·삼성전자와의 경쟁에 나섰지만, 아직 대형 고객 확보에서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만약 애플 칩 일부라도 생산하게 될 경우 시장 신뢰도와 기술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업계에서는 단기간 내 TSMC 체제가 무너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첨단 공정의 수율과 안정성에서는 여전히 TSMC가 압도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향후 수년간도 TSMC가 애플 칩 생산의 대부분을 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럼에도 인텔의 진입 시도 자체만으로도 시장 파장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공급망 안정성과 지정학적 리스크 대응을 중요하게 여기기 시작하면서 파운드리 시장 경쟁 구도 역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향후 인텔이 애플 외에도 미국 내 AI 반도체 고객 확보에 성공할 경우 삼성전자·TSMC 중심 경쟁 구도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장호진 기자 daegunewsdesk@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