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전략 광물 수출 통제가 강화되면서 미국이 공급망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 최대 텅스텐 생산국인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30여 년간 가동이 중단됐던 강원도 영월 상동광산이 다시 문을 열면서 글로벌 핵심 광물 확보 경쟁의 중심에 섰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상동광산 재가동을 집중 조명하며 미국의 핵심 광물 확보 전략에서 한국이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됐다고 보도했다.
상동광산은 한때 세계적인 텅스텐 생산지로 이름을 알렸지만, 1990년대 중국산 저가 물량 공세를 견디지 못하고 1994년 폐광됐다. 이후 오랜 기간 방치됐던 광산은 캐나다계 텅스텐 전문기업 알몬티인더스트리의 대규모 투자로 올해 3월부터 채굴을 재개했다.
회사 측은 상동광산에 약 5천800만 톤 규모의 텅스텐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현재 생산 규모를 기준으로 수십 년간 안정적인 채굴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생산된 텅스텐 대부분은 미국으로 공급될 예정이며, 향후 생산시설 확대도 추진되고 있다.
텅스텐은 녹는점이 매우 높고 강도가 뛰어나 반도체와 항공우주, 방위산업, 전기차, 정밀기계 등 첨단산업 전반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전략 광물이다. 최근 AI 산업과 반도체 경쟁이 심화되면서 국가 안보와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자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이 상동광산에 주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중국의 공급망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서다. 현재 세계 텅스텐 생산량 대부분을 중국이 차지하고 있으며, 중국은 최근 전략 광물 수출 통제를 강화하면서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커지고 있다.
미국 정부는 핵심 광물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해 우방국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상동광산 재가동 역시 이러한 공급망 다변화 전략의 대표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방위산업과 첨단 반도체 산업에서 중국산 원료 의존도를 낮추는 데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도 상동광산 재가동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한국산 텅스텐이 향후 첨단산업 공급망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하며, 동북아 핵심 광물 공급망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핵심 광물을 둘러싼 경쟁이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반도체와 AI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텅스텐을 비롯한 희소금속 확보 경쟁이 국가 간 산업 경쟁력과 안보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호진 기자 daegunewsdesk@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