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상 밀반입 작년 1.7톤 적발… ‘다건 소량’에서 ‘소건 대량’으로 고도화 10월 검찰청 폐지 앞두고 수사 공배 우려… “골든타임 놓칠 수 있다” 현장 목소리
대한민국이 ‘마약 청정국’ 지위를 잃은 지 오래인 가운데, 해상을 통한 마약 밀반입 규모가 최근 4년 사이 46배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오는 10월 예정된 검찰청 폐지와 수사권 조정으로 인한 ‘마약 수사 공백’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국가적 대응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회 투약분 1.7톤 적발… 전 국민 동시 투약 가능량 29일 국회 박준태 의원실이 해양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해상에서 적발된 마약은 총 1,743kg에 달한다. 이는 2021년(37kg)과 비교해 무려 46배 이상 폭증한 수치다.
주목할 점은 밀반입 양상이다. 적발 건수는 37% 증가에 그쳤으나 적발량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과거 ‘소량 다건’ 방식에서 한 번에 대량을 들여오는 ‘대형화·고도화’ 추세로 바뀐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4월 강릉 옥계항에서는 시가 8,450억 원 상당의 코카인 1.7톤이 한꺼번에 적발되기도 했다.
검찰 수사지휘 폐지… “현장 검거 ‘골든타임’ 사라질 것” 문제는 이러한 마약 범죄의 진화에 반해, 국가 수사 역량은 오히려 약화될 위기에 처했다는 점이다.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법 시행으로 검사의 직접 수사권은 물론, 특별사법경찰(특사경)에 대한 수사 지휘권까지 사라지기 때문이다.
일선 검찰 관계자들은 실시간 공조 체계 붕괴를 가장 우려하고 있다. 마약 수사는 운반책 검거 즉시 국내 전달책을 유인해 잡는 ‘속도전’이 핵심인데, 검사의 실시간 지휘와 영장 지원이 없으면 범인들이 잠적할 시간을 벌어주게 된다는 것이다. 한 차장검사는 “검사가 지휘를 못 하게 되면 보완 수사를 요구하는 사이 사범들은 이미 국외로 도주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수사 역량 상실 우려… “증거 능력 인정 안 될 위험도” 수사 경험이 부족한 기관이 독자적으로 수사를 진행할 경우 발생할 법적 문제도 거론된다. 체포나 압수수색 과정에서 적법 절차를 준수하지 못해 어렵게 확보한 마약이 법원에서 증거로 인정받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준태 의원은 “해양 마약 밀반입이 지능화되는 상황에서 수사 지휘권까지 폐지되면 치명적인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중수청 등 대체 수사 기관의 역량을 조속히 끌어올릴 실효적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장호진 기자 daegunewsdesk@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