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정세를 둘러싼 긴장 국면 속에서 이란이 미국과의 추가 협상 가능성에 선을 긋는 동시에, 파키스탄과의 외교 접촉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25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 군 총사령관을 만나 종전 문제와 향후 협상 방향에 대한 이란 측 입장을 전달했다. 이번 회동에는 이샤크 다르 부총리 겸 외무장관, 아심 말리크 국가안보보좌관 등 파키스탄 외교·안보 핵심 인사들이 함께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접촉은 단순 외교 일정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무니르 총사령관은 미국과 이란 간 갈등 상황에서 중재 가능성이 있는 인물로 꼽히며, 파키스탄 역시 양국 사이에서 외교적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는 국가로 거론된다.
이란 측은 이번 회담에서 미국의 요구에 대한 신중한 입장과 함께 자국이 제시하는 협상 조건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란은 협상 재개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으면서도, 현재 제기되는 방식의 직접 협상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란 외무부에 따르면 파키스탄 측은 “가시적인 성과가 도출될 때까지 중재 노력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향후 협상 국면에서 파키스탄의 역할이 확대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앞서 아라그치 장관의 예고 없는 파키스탄 방문이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미국과 이란 간 2차 협상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그러나 이란이 직접 협상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이러한 기대는 다소 힘이 빠진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움직임이 본격적인 협상 재개라기보다는, 각국의 입장을 탐색하고 조율하는 초기 단계 성격이 강하다고 보고 있다. 동시에 파키스탄이 중재자로서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경우, 향후 협상 구도에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외교 채널을 통한 접촉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향후 협상 흐름에 따라 정세가 다시 급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장호진 기자 daegunewsdesk@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