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이 다시 격화하면서 중동 정세가 급속히 불안해지고 있다. 미국이 최근 일주일 동안 네 차례에 걸쳐 이란을 공격한 가운데 이란도 미군 시설을 겨냥한 드론 공격에 나서면서 호르무즈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는 12일 오후 5시(미 동부시간) 이란에 대한 추가 공습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미군은 이번 작전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상선을 공격할 수 있는 이란의 군사 능력을 약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특히 군 통수권자의 지시에 따라 공습이 이뤄졌다고 밝히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명령에 따른 군사작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란 국영 IRNA통신 등에 따르면 호르무즈해협의 전략적 요충지인 게슘섬에도 미군의 공격이 이뤄졌다. 공격 대상은 군사시설로 알려졌으며 구체적인 인명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미군은 이란의 미사일과 방공 시스템을 비롯해 호르무즈해협 주변에서 활동하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소속 소형 선박 등도 공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이 지난 7일부터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민간 선박에 대한 공격을 재개한 이후 미국이 이란의 군사시설을 타격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최근 일주일 동안 미국이 공격한 이란 내 표적은 310여 곳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도 미국의 공습에 맞서 반격에 나섰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쿠웨이트에 배치된 미국의 고기동성 포병로켓시스템을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이란은 바레인의 미군 시설과 오만의 레이더 시스템 등도 공격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미국의 공습이 중동 지역의 긴장 완화와 평화 구축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훼손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도 보복 의지를 밝히면서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이 추가 확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과 이란은 호르무즈해협에서 발생한 상선 공격의 책임을 놓고도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미국 측은 일부 이란군이 실수로 상선을 공격했다는 이란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미 중부사령부 역시 이란이 미국을 의도적으로 공격했다고 주장하며 군사적 대응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국제 원유시장도 본격적으로 반응하기 시작했다.
13일 유럽 ICE선물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4% 이상 상승해 배럴당 79달러 수준까지 올랐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8월 인도분 가격도 4% 이상 상승하며 배럴당 74달러 선을 기록했다.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해협의 선박 통행량도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이 이어지면서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이 하루 평균 6척 수준까지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호르무즈해협은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수송의 핵심 통로인 만큼 군사적 긴장이 장기화할 경우 국제유가와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과 이란이 서로 군사적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서 호르무즈해협의 선박 운항 차질까지 이어질 경우 국제유가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호진 기자 daegunewsdesk@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