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람코, 5월 ‘아랍 라이트’ 프리미엄 배럴당 19.5달러… 사상 최고 수준 인상
호르무즈 해협 긴장에 수송량 반토막… 유럽향 원유 가격도 동반 폭등
아시아 정유업계 ‘직격탄’… 정제마진 악화 및 국내 유가 상승 압박 거세질 듯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란 전쟁으로 인한 공급 차질 우려를 반영해 자국산 원유 판매 가격을 사상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기가 실물 경제의 핵심인 ‘에너지 비용’ 폭등으로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7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 업계에 따르면,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는 오는 5월 아시아 고객에게 판매하는 주력 유종 ‘아랍 라이트’의 가격을 오만-두바이 기준가보다 배럴당 19.50달러나 높은 프리미엄을 붙여 판매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 26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의 인상폭이다.
유럽 시장 상황은 더 심각하다. 사우디는 내달 유럽향 원유에 대해 브렌트유 기준가 대비 배럴당 최대 30달러의 프리미엄을 부과할 방침이다. 현재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도는 상황에서 실제 조달 비용은 천정부지로 치솟게 됐다.
이 같은 ‘역대급’ 가격 인상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 때문이다.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이 이란의 위협으로 사실상 마비되면서 수송 경로에 차질이 생겼다. 아람코가 홍해 연안 얀부항을 통해 우회 수출을 시도하고 있으나, 지난 3월 수출량은 평소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가장 큰 타격은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정유사들에게 돌아갈 전망이다. 원유 도입 단가가 급등하면서 정제마진(원유를 정제해 남는 이익)이 급감하고, 이는 결국 국내 휘발유 및 경유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 물가 전반에 강한 압박을 줄 것으로 보인다.
경제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의 불확실성이 제거되지 않는 한 원유 수급 구조의 불안정은 지속될 것”이라며 “정부 차원의 에너지 수급 대책과 기업들의 원가 절감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장호진 기자 (daegunewsdesk@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