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노사 간 성과급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서 노조가 대규모 총파업 돌입을 선언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생산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글로벌 공급망과 국내 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20일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차 사후조정 회의에서도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조 측은 중재안 수용 의사를 밝혔지만 사측이 최종 서명을 보류하면서 협상이 마무리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노조는 협상 결렬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반도체 생산 거점인 기흥·화성·평택 사업장 등을 중심으로 쟁의행위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번 협상의 핵심 쟁점은 반도체(DS) 부문 성과급 배분 구조였다. 특히 적자를 기록 중인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사업부 직원들에 대한 보상 기준을 놓고 노사 간 입장 차가 컸다.
노조는 영업이익 일부를 공통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해 사업부 간 보상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사측은 실적 중심 보상 체계를 유지해야 한다며 적자 사업부에 대한 과도한 성과급 지급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AI 반도체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경쟁 심화 속에서 실적 회복과 수익성 개선이 중요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메모리 생산과 첨단 반도체 공급 일정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우려 목소리가 나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노동3권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라며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제도적으로 요구하는 방식은 사회적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대통령이 특정 기업 노사 협상 문제를 직접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 역시 반도체 산업이 국가 경제와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해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외신들도 삼성전자 노사 갈등을 주요 뉴스로 다루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생산 차질이 현실화될 경우 AI 서버와 메모리 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시장에서는 파업 장기화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 핵심 생산라인 가동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정부가 긴급조정권 발동 검토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긴급조정권은 국민경제에 중대한 영향이 예상될 때 노동부 장관이 쟁의행위를 일정 기간 중지시키는 제도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반도체 생산 공정 특성상 즉각적인 생산 중단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 역시 비상 대응 체계를 점검하며 생산 안정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호진 기자 daegunewsdesk@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