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정부가 농업용 비료 공급난에 대응하기 위해 모로코산 인산염 비료에 부과해 온 관세를 한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이란 전쟁 이후 국제 비료 공급망이 흔들리며 가격이 급등하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농가 지원에 나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관세법 318조에 근거한 포고문을 통해 미국 농업에 필요한 비료 공급이 위협받고 있다며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에 따라 기존 최대 16.8%가 적용되던 모로코산 인산염 비료 상계관세는 앞으로 8개월간 한시적으로 면제된다. 비상사태가 조기에 종료될 경우 관세 면제도 함께 종료된다.
이번 조치는 미국이 긴급 물자 확보를 위해 비료 관세를 유예한 첫 사례로 평가된다. 미국 정부는 국제 공급망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농업 생산 차질과 식량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인산염 비료는 곡물과 사료용 작물 생산에 필수적인 농자재다. 하지만 최근 중동 지역 긴장으로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비료 원료 운송이 차질을 빚었고, 주요 수출국들의 공급 감소까지 겹치면서 국제 비료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특히 세계 최대 인산염 생산국 가운데 하나인 모로코는 미국 농업이 의존하는 핵심 공급국으로 꼽힌다. 미국 정부는 관세를 한시적으로 없애 수입 가격을 낮추고 농가의 비용 부담을 완화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농업계도 비료 가격 급등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미국농업연맹 조사에서는 상당수 농가가 필요한 만큼 비료를 구매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일부 비료 생산업체들도 원료 확보 부담으로 생산 조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조치를 단순한 공급 안정 대책을 넘어 농업 기반 지역의 민심을 고려한 정책으로 해석하고 있다. 내년 중간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핵심 지지층인 농민들의 부담을 줄이고 농업 생산 안정에 나서려는 의도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비료 가격 안정 여부가 향후 곡물과 축산물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 공급망이 정상화되지 않을 경우 비료 가격 불안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다.
장호진 기자 daegunewsdesk@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