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분쟁이 전 세계 에너지와 원자재 공급망을 동시에 강타하면서 글로벌 경제가 ‘고물가·저성장’의 스태그플레이션 공포에 직면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번 사태를 단순한 유가 변동을 넘어선 구조적 충격으로 규정하며 주요국 경제 전망치를 일제히 수정했다.
“에너지 넘어 반도체까지”… 중동 의존도가 부른 전방위 마비 26일(현지시간) OECD가 발표한 수정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경제의 핵심 통로인 중동의 위기가 제조업 전반을 흔들고 있다. 중동은 전 세계 해상 원유의 25%, LNG의 20%를 담당할 뿐만 아니라, 비료 원료인 요소(34%)와 반도체 필수 소재인 헬륨(3분의 1 이상), 브롬(3분의 2)의 핵심 공급처이기 때문이다.
OECD는 이러한 공급망 마비가 식량 가격과 제조 원가를 동시에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전쟁이라는 변수가 없었다면 올해 글로벌 성장률은 지금보다 0.3%p 더 높았을 것”이라며, 이번 분쟁이 세계 경제의 성장 경로를 근본적으로 훼손했음을 지적했다.
유가 135달러 ‘최악 시나리오’… 美 금리 동결 vs 유럽 인상 가능성 향후 전망도 불투명하다. OECD는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유가가 배럴당 135달러까지 치솟는 ‘하방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글로벌 물가는 추가로 1%p 상승하고, 생산은 0.5% 위축되는 등 경제적 타격이 가중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주요국의 통화 정책도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준(Fed)과 영국은 내년까지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커진 반면, 유럽중앙은행(ECB)은 물가 억제를 위해 오히려 2분기 중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OECD는 각국 정부에 “보편적 보조금보다는 취약 계층을 타깃으로 한 정밀한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재정 건전성 확보를 강하게 권고했다.
장호진 기자 (daegunewsdesk@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