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00만 명 참여 ‘노 킹스(No Kings)’ 시위 미 전역 강타… 로버트 드 니로 등 유명 인사 가세 하르그섬 점령 시도에 전문가들 “유가 폭등·물류 마비 등 경제적 재앙 초래할 것” 경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지상군 투입 움직임을 두고 미국 사회가 거세게 소용돌이치고 있다. 언론의 날카로운 비판과 더불어 미 전역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반전 시위가 일어나며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일변도 외교 정책이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NYT “나이 든 이들의 과오, 젊은이의 피로 씻으려 하나” 2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의 간판 칼럼니스트 니콜라스 크리스토프는 트럼프 대통령의 파병 시도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베트남 전쟁 당시의 격언을 인용하며 “나이 든 사람들이 만들어낸 불필요한 전쟁터로 젊은이들을 내몰아 자신들의 정치적 문제를 해결해서는 안 된다”고 일갈했다.
특히 트럼프 정부가 이란의 핵심 석유 수출 기지인 하르그섬 점령을 검토하는 것에 대해, 과거 이오지마 전투의 승리를 예로 드는 강경파들의 논리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크리스토프는 “이오지마 전투에서 미군 2만 6,000명이 희생되었다는 사실은 은폐하고 있다”며 지상군 투입이 가져올 참혹한 인명 피해를 경고했다.
900만 인파 거리로… “트럼프는 실존적 위협” 같은 날 미국 전역은 트럼프 행정부에 반대하는 ‘노 킹스(No Kings)’ 시위로 뒤덮였다. 주최 측 추산 약 900만 명이 참여한 이번 시위는 지난해 기록을 갈아치우며 반트럼프 정서가 최고조에 달했음을 보여줬다.
뉴욕 맨해튼 시위에 참석한 대배우 로버트 드 니로는 “노 킹스 운동을 150% 지지한다”며 “트럼프는 자유와 안보에 실존적 위협이기에 지금 당장 막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미네소타주 등 저항의 중심지에서도 수만 명이 모여 이민세관단속국(ICE) 철폐와 파병 반대를 외쳤다.
경제적 재앙 우려… “하르그 점령해도 이란 굴복 안 할 것” 경제 전문가들의 시각도 부정적이다. 이스라엘 국방정보국 출신 전문가 데니스 시트리노비치는 “하르그섬을 점령한다고 이란이 항복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에너지 기반 시설에 대한 보복 공격으로 유가가 폭등하고 글로벌 물가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긴장 고조 후 협상’ 전략이 금융 시장의 붕괴를 초래할 경우, 오히려 이란 측에 더 큰 협상력을 쥐여주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백악관은 이번 시위를 “좌파 자금 네트워크의 공작”이라고 일축했지만, 들불처럼 번지는 반전 여론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장호진 기자 daegunewsdesk@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