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물류의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전 세계 석유 수급에 유례없는 비상이 걸렸다. 하루 1,000만 배럴에 달하는 공급량이 차단되면서 세계 경제가 ‘에너지 배급제’라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직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영국 경제 분석기관 옥스퍼드이코노믹스가 1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석유 공급 차단 규모는 전 세계 하루 수요량(약 1억 400만 배럴)의 10% 수준인 1,000만 배럴에 육박한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가 송유관을 통해 우회 공급을 시도하고 있으나, 거대한 부족분을 메우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유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줄지 않는 점은 위기를 가중시키고 있다. 개전 이후 브렌트유 가격이 79% 폭등했지만, 실제 수요 감소는 240만 배럴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가격이 1% 상승할 때 소비는 0.03% 줄어드는 데 불과해, 가격 인상만으로는 현재의 수급 불균형을 해소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쟁이 6개월 이상 장기화되고 분쟁 지역이 확산될 경우, 공급 부족분은 전 세계 석유 소비량의 13%인 1,300만 배럴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시점부터는 소비자가 선택적으로 사용량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연료 자체가 없어 공급망이 멈춰 서는 강제적 수요 감소 상황이 도래하게 된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비축유 방출과 함께 ‘석유 배급제’ 시행 가능성을 언급했다. 만약 실제 배급제가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경제 활동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올해 세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4% 수준까지 급락할 수 있다는 경고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전례 없는 석유 수급 불균형으로 규정하고, 에너지 안보를 위한 각국의 비상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대구경제뉴스 | 장호진 기자 daegunewsdesk@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