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민이 직접 지역 사업을 제안하고 예산에 반영하는 ‘주민참여예산’이 대구 도심 한복판에서 실질적인 참여형 정책으로 자리 잡고 있다. 단순한 의견 수렴을 넘어, 주민이 직접 사업을 설계하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과정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대구 중구 성내3동 행정복지센터는 30일 오전 10시, 행정복지센터 3층 회의실에서 ‘2027년 주민참여예산 편성을 위한 2차 지역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는 주민참여예산위원과 지역 주민들이 참석해 생활과 밀접한 사업 발굴을 위한 논의를 이어갔다.
회의 현장은 단순한 행정 설명회와는 분위기가 달랐다. 참석자들은 사전에 준비한 사업 제안서를 바탕으로 골목 환경 개선, 주민 휴식 공간 조성, 생활 편의시설 확충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하며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했다. 일부 주민들은 특정 골목의 안전 문제나 노후 시설 개선 필요성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실제 생활에서 체감하는 불편을 중심으로 논의를 이끌었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는 주민이 직접 작성한 ‘주민제안사업 신청서’를 토대로 사업 필요성과 기대 효과를 설명하는 과정이 이어졌다. 단순히 건의하는 수준을 넘어, 예산 투입의 타당성과 활용 방안까지 제시되면서 참여예산 제도의 취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주민참여예산제는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편성 과정에 주민이 직접 참여해 지역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제도다. 행정 주도의 일방적인 정책 결정에서 벗어나, 주민의 삶과 직결된 사업을 중심으로 예산이 편성된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생활 정치’로 평가받고 있다.
성내3동은 이번 2차 회의를 통해 발굴된 사업들을 정리한 뒤, 향후 심의 절차를 거쳐 2027년도 본예산에 반영할 계획이다. 특히 소규모 생활밀착형 사업을 중심으로 주민 체감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출 방침이다.

현장에 참석한 한 주민은 “예전에는 행정에서 정해주는 사업을 따라가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우리가 직접 필요한 것을 제안할 수 있어 의미가 크다”며 “작은 변화라도 우리 손으로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참여 의지가 더 커진다”고 말했다.
성내3동 관계자는 “주민참여예산은 단순한 의견 수렴이 아니라 실제 예산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과정”이라며 “주민들이 제안한 사업이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주민의 손에서 시작된 아이디어가 실제 예산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이번 성내3동의 참여예산 과정이 지역 자치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장호진 기자 daegunewsdesk@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