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이란 간 핵 협상이 장기 교착 국면으로 접어드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협상 실무진에 “조급한 타협은 필요 없다”는 강경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전달하며 대(對)이란 압박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 통제권을 사실상 제도화하며 국제 해운 질서를 흔드는 상황에서, 미국 역시 해상 봉쇄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가 글로벌 원유·해운 시장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트럼프 “합의 급할 것 없다”… 시간은 미국 편 강조
2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과의 대화는 질서 있게 진행되고 있지만, 미국 협상단은 합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현재의 시간 흐름과 경제적 압박 구도는 미국에 유리하게 작동하고 있다”며 장기 압박 전략 기조를 분명히 했다. 이는 이란 경제가 국제 제재와 원유 수출 제한 속에 상당한 부담을 받고 있다는 판단 아래, 협상 속도를 늦추며 양보를 최대한 끌어내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단기 정치 이벤트성 타결보다, 이란 핵 프로그램의 장기적 통제 장치를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호르무즈 해협 긴장 고조… 해상 봉쇄 유지 재확인
이번 발언은 최근 이란이 ‘페르시아만 해협청(PGSA)’ 신설과 함께 호르무즈 해협 사전 승인제 및 통행료 체계를 거론한 이후 나온 것이어서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해상 물동량의 핵심 통로로 꼽히는 전략 요충지다. 국제 에너지 시장에서는 이란이 통제권 강화 움직임을 본격화할 경우 유가와 해운 운임이 동시에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종적이고 검증 가능한 핵 합의가 완전히 체결되기 전까지 미국의 압박 체제는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해상 봉쇄와 제재 체계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핵 개발 불가” 재확인… 장기 압박 국면 진입 분석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 가능성에 대해서도 강경한 입장을 재차 드러냈다. 그는 “이란은 어떠한 방식으로도 핵무기를 확보할 수 없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제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미국이 협상 자체를 포기한 것은 아니지만, 시간을 활용한 ‘장기 고사 전략’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중동 정세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국제 유가뿐 아니라 글로벌 물류·보험·해운 시장 전반에도 연쇄 충격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에너지 시장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는 단순 지역 분쟁 수준이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전체를 흔드는 변수”라며 “미국과 이란 모두 물러서지 않는 흐름이 이어질 경우 원유·해운 시장 변동성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장호진 기자 daegunewsdesk@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