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프리카 중부 지역에서 확산 중인 변종 에볼라 바이러스 사태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국제 보건 당국의 긴장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위험 등급을 최고 단계로 상향했고, 미국과 유럽 각국도 공항 검역과 입국 통제를 강화하며 확산 차단에 나섰다.
23일(현지시간) 민주콩고 보건부와 국제 보건기구 발표에 따르면 이번 에볼라 집단 감염 사태의 누적 의심 환자는 867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사망자는 204명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하루 사이 사망자가 수십 명 증가하면서 현지 방역 체계가 급속도로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WHO는 기존 ‘높음’ 수준이던 지역 위험 등급을 최고 단계인 ‘매우 높음(Very High)’으로 상향 조정했다.
확산 중심지는 민주콩고 동부와 우간다 접경 지역이다. 보건 당국은 국경 이동이 활발한 데다 일부 지역이 무장세력 영향권 아래 놓여 있어 감염 추적과 격리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현장 혼란도 심각한 상황이다. 민주콩고 몽브왈루 지역에서는 강제 격리와 이동 제한 조치에 반발한 주민들이 임시 진료소를 공격하고 방화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격리 중이던 의심 환자 18명이 시설을 빠져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적십자사연맹(IFRC)은 일부 현지 자원봉사자들이 이미 지난 3월 말 감염된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실제 바이러스 확산 시점이 공식 발표보다 더 빨랐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보건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기존 에볼라 유행과 달리 지역사회 내 숨은 감염망을 통해 확산하고 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현지 의료 인프라 부족과 치안 불안까지 겹치면서 초기 차단 실패 우려도 커지는 분위기다.
미국 정부는 즉각 대응 수위를 높였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워싱턴 덜레스 국제공항에 이어 애틀랜타 하츠필드-잭슨 국제공항까지 에볼라 집중 검역 공항으로 추가 지정했다.
최근 3주 안에 민주콩고·우간다·남수단 방문 이력이 있는 입국자는 지정 공항을 통해 별도 검역 절차를 거쳐야 하며, 일부 국가 출신 외국인에 대해서는 비자 심사도 강화된 상태다.
영국과 유럽 주요 국가들도 공항 내 특별 모니터링 체계를 확대하며 감염 의심자의 이동 경로 추적에 나섰다.
국제 보건업계에서는 이번 변종 에볼라 확산이 장기화될 경우 아프리카 현지 의료 시스템뿐 아니라 글로벌 항공·물류 이동에도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국제 유가와 원자재 공급망이 중동 리스크로 흔들리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전염병 변수까지 겹칠 경우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장호진 기자 daegunewsdesk@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