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신과 치료제가 사실상 없는 변종 에볼라 바이러스가 아프리카 지역에서 빠르게 확산되면서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현지에서는 반군 통제 지역까지 겹치며 방역 인력 진입이 막히는 등 보건 체계 붕괴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아프리카 보건당국에 따르면 민주콩고와 우간다 접경 지역을 중심으로 에볼라 의심 환자가 급증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약 600건의 감염 추정 사례와 139명의 사망자가 보고됐다.
이번 유행의 원인으로 지목된 바이러스는 ‘분디부교(Bundibugyo)’ 계열 변종이다. 기존 자이르형 에볼라와 달리 현재 사용 중인 승인 백신과 치료제 효과가 제한적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제 보건당국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WHO는 최근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하고 긴급 대응 체계에 들어갔다. WHO 측은 현장 상황을 고려할 때 단기간 내 확산세를 잡기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특히 발병 지역 상당수가 무장 반군 영향권에 놓여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국제 구호단체와 의료진 이동이 제한되면서 백신 개발과 치료 대응 속도도 크게 늦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지 병원들은 이미 포화 상태에 가까운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지역에서는 격리 병상 부족으로 의심 환자들이 임시 시설에 머무르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분디부교 변종은 과거 상대적으로 치사율이 낮은 유형으로 분류됐지만, 이번 유행에서는 초기 치사율이 30%를 웃도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주요 증상은 고열과 구토, 출혈, 장기 손상 등이다.
국제사회도 국경 검역 강화에 나섰다. 미국은 아프리카발 입국자 모니터링을 강화했으며 한국 질병관리청 역시 민주콩고와 우간다 등 위험 국가 방문 입국자를 대상으로 검역 절차를 확대했다.
질병청은 인천공항 등 주요 공항에서 발열 여부 확인과 건강상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현재 국내 확진 사례는 없지만 해외 유입 가능성에 대비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순 지역 감염 수준을 넘어 국제 보건 위기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특히 백신 공백 상태에서 변종 바이러스 확산이 이어질 경우 글로벌 보건 대응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장호진 기자 daegunewsdesk@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