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금융권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중심으로 한 가상자산 투자 시장 확대에 본격 시동을 걸고 있다. 일본 금융청(FSA)이 가상자산을 제도권 금융상품 체계 안으로 편입하는 방향의 법 개정에 나서면서, 현지 대형 증권사들의 상품 출시 경쟁도 빠르게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금융청은 최근 관련 법 개정을 통해 가상자산을 기존 금융상품과 유사한 관리 체계 안에서 감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 기반 투자신탁과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일본 증권업계에서는 SBI증권과 라쿠텐증권이 시장 선점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들 업체는 개인투자자 대상의 비트코인·이더리움 기반 공모형 펀드 및 ETF 출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투자자들이 별도의 가상자산 거래소 계좌를 만들지 않고도 기존 증권 계좌만으로 비트코인 투자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가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기존 주식·펀드 투자 환경과 유사한 접근성을 제공하면서 가상자산 투자 진입 장벽을 크게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 금융권 내부에서는 이번 제도 변화가 단순한 투자상품 확대를 넘어 ‘가상자산 제도권 시대’ 개막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기존에는 일부 거래소 중심의 제한적 투자 시장에 머물렀지만, 앞으로는 은행·증권사·자산운용사까지 참여하는 대형 금융시장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노무라증권과 다이와증권 등 일본 전통 대형 증권사들도 관련 시장 진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금융그룹은 가상자산 대응 전담 조직(TF)을 구성하고 ETF 및 투자신탁 구조 검토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시장에서는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 승인 이후 글로벌 기관 자금 유입이 확대된 흐름이 일본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일본이 아시아 금융허브 경쟁에서 가상자산 제도화를 선도할 경우, 한국을 포함한 주변국 금융정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본 금융권의 움직임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디지털 자산 시장을 제도권 금융산업으로 편입하려는 구조적 변화에 가깝다”며 “향후 아시아 전체 ETF 시장 판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장호진 기자 daegunewsdesk@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