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팸 본디 법무부 장관을 사실상 해임하며 2기 행정부의 강도 높은 인적 쇄신을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2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본디 장관의 퇴진을 공식 발표했으며, 이는 지난달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 경질 이후 불과 한 달 만에 벌어진 두 번째 장관급 인사의 전격 교체다.
이번 경질의 결정적 배경에는 본디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적 수사에 충분히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누적된 불만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미성년자 성착취범 제프리 엡스타인의 이른바 ‘고객 명단’ 처리 과정에서 본디 장관의 발언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을 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본디 장관은 과거 인터뷰에서 관련 파일을 검토 중이라고 밝혀 의혹을 오히려 증폭시켰다는 공화당 내 비판을 받아왔으며, 결국 대통령의 신뢰를 잃고 취임 14개월 만에 낙마하게 됐다.
인적 쇄신의 칼날은 사법부를 넘어 내각 전반과 군 수뇌부로까지 광범위하게 뻗치고 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로리 차베즈드리머 노동장관 역시 성과 부진을 이유로 경질설이 유력하게 돌고 있으며,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완벽히 이행할 ‘충성파’ 위주로 내각이 재편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후임 법무장관으로는 각종 규제 폐지에 앞장서며 충성심을 증명한 리 젤딘 환경보호청(EPA) 청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군 내부에서도 유례없는 숙청 작업이 진행 중이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은 임기가 남아있는 랜디 조지 육군 참모총장에게 즉각적인 사임과 전역을 요구했다. 표면적으로는 최근 친트럼프 가수인 키드 록의 자택 인근에서 발생한 군용 헬기 운용 논란에 따른 징계성 조치로 보이나, 실질적으로는 이란 전쟁 수행 과정에서 전략적 이견을 보인 군 지도부를 교체하려는 포석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미 합참의장을 포함해 12명이 넘는 고위 장성들을 해임하며 군의 정치적 색채를 강화하고 있다.
정치권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부 장악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관료주의 세력(딥 스테이트)과의 전면전을 선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핵심 권력 기관인 법무부와 국방부의 수장을 자신의 직계 인사들로 채워 넣음으로써 향후 국정 운영의 추진력을 독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러한 급격한 인적 변동이 미국의 대외 정책과 글로벌 안보 지형에 어떤 파장을 몰고 올지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장호진 기자 (daegunewsdesk@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