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이란이 핵 협상과 중동 긴장 완화를 놓고 외교 접촉을 이어가는 가운데, 이스라엘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향한 군사 작전 강도를 다시 끌어올리면서 중동 정세가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이스라엘의 독자 군사 행동이 확대되면서 미국이 추진 중인 대이란 외교 전략에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5일(현지시간) 영상 성명을 통해 헤즈볼라에 대한 군사 압박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그는 “이스라엘 안보를 위협하는 세력에 대한 군사 대응은 계속될 것”이라며 작전 확대 방침을 밝혔다.
이스라엘군(IDF) 역시 레바논 남부와 동부 지역 내 헤즈볼라 시설 수십 곳을 공습했다고 발표했다. 군 당국은 무기 저장 시설과 지휘 거점, 로켓 발사 기지 등을 주요 타격 대상으로 지목했다. 특히 레바논 남부 국경 지역과 베카 계곡 일대에서 공습이 집중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레바논 현지 보건당국은 최근 이어진 공습으로 민간인 피해가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지역에서는 주민 대피 행렬이 이어졌으며 도로와 전력 시설 등 기반 인프라 피해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 구호단체들은 국경 인근 지역에서 인도주의 위기가 다시 심화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충돌은 지난해부터 이어져 왔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중재로 일시적 긴장 완화 국면이 형성되기도 했지만 최근 양측 교전 수위가 다시 높아지면서 사실상 휴전 상태가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번 충돌은 미국과 이란 간 협상 국면과도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국제 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란은 레바논 헤즈볼라와 예멘 후티 반군 등 이른바 ‘저항 축’ 세력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이란 핵 문제와 중동 해상 안보 문제를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복잡한 상황에 놓여 있다.
시장에서는 중동 지정학 리스크 확대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긴장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레바논 전선까지 불안정성이 확대될 경우 국제 유가와 해상 물류 비용 변동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제 원유 시장에서는 중동 군사 충돌 뉴스에 따라 유가가 민감하게 움직이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네타냐후 총리의 강경 대응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스라엘 내부적으로는 안보 불안과 전쟁 장기화에 대한 피로감이 동시에 커지고 있으며, 향후 정치 일정과 연계된 국내 정치 계산도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 정부는 현재까지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지지한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중동 지역 충돌이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향후 미국의 중재 역할과 이란의 대응 수위가 중동 정세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장호진 기자 daegunewsdesk@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