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미국 불신 깊어져 협상 없다”… 트럼프 “거부 시 국가 인프라 타격” 강경 경고
미국과 이란 간 2차 종전 협상이 사실상 결렬 수순에 들어가면서 8주째 이어진 중동 긴장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양측은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핵심 쟁점에서 접점을 찾지 못한 채 강경 발언을 주고받으며 충돌 가능성을 키우는 양상이다.
이란 외무부는 20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시점에서 차기 협상에 대한 계획은 없다”고 공식 발표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대변인은 미국이 휴전 합의를 반복적으로 위반하고 있으며 최근 아라비아해에서 발생한 이란 화물선 나포 사건까지 이어지면서 신뢰가 근본적으로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당 선박 나포를 “유엔 결의안 위반에 해당하는 명백한 침략 행위”로 규정하며 “미국은 모순된 행동과 역봉쇄를 통해 외교적 해결 의지가 없음을 스스로 입증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향후 협상 여부는 “이란의 국익을 기준으로 판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도 협상 교착의 원인으로 미국의 과도한 요구와 비현실적 조건, 그리고 해상 봉쇄를 지목했다. 특히 핵 프로그램과 관련한 양보 요구는 국가 주권을 침해하는 수준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미국은 한층 강경한 메시지로 맞대응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슬라마바드에서 논의된 협상이 “이란에 주어진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제안은 공정하고 합리적”이라면서 “이란이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매우 강력한 대응이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협상 결렬 시 이란의 발전소와 교량 등 주요 국가 기반 시설을 타격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으며 사실상 군사적 옵션을 시사했다. 이는 기존 협상 국면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초강경 메시지로 해석된다.
현재 미국은 이란 측에 일정 기간 우라늄 농축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이란은 이를 주권 침해로 간주하며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핵심 쟁점에서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외교적 해법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협상 결렬이 단기적 긴장 고조를 넘어 중장기적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중동 지역 긴장이 재점화될 경우 국제 유가 상승과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 경제적 파급효과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양측이 상호 강경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추가 협상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며, 군사적 긴장 수위가 어디까지 높아질지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있다.
장호진 기자 daegunewsdesk@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