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봉쇄 6주째… 미사일·드론 공포 속에 선원 2만 명 ‘인도주의적 위기’ 식량 고갈에 낚시로 연명, 의료 공백으로 선장 사망까지… 국제사회 대책 시급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인근 해역에 발이 묶인 선원들이 6주째 장기 고립 상태에 빠지며 극심한 생존 위기와 정신적 압박을 호소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의 휴전 합의가 발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여전히 미사일과 드론을 이용한 공격이 이어지며 사실상의 전시 상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현재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는 유조선을 포함한 약 2,000척의 선박이 멈춰 서 있으며 고립된 선원 수만 2만 명에 달한다. 현장의 한 선원은 인터뷰를 통해 “주변 상공에서 미사일 요격 흔적이 반복적으로 포착되고 드론과 기뢰 위협이 일상화되었다”며 “2주 전 인근 유조선이 미사일 공격으로 화염에 휩싸이는 것을 목격한 이후 선원들의 불안은 임계점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고립이 장기화되면서 선내 물자 부족 현상은 생존을 위협하는 수준이다. 보급망 마비로 식수와 식량이 고갈되자 선원들은 에어컨 장치에서 나오는 응결수를 모아 생활용수로 쓰고, 참치나 오징어 등을 직접 낚아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 기존 보급 거점인 UAE 푸자이라항 접근이 차단되면서 신선 식품 가격은 폭등했고, 망고 1kg에 31달러에 달하는 등 물가마저 살인적이다.
의료 공백으로 인한 인명 피해도 발생했다. 유조선 ‘ASP 아바나’의 라케시 란잔 싱 선장은 고립 19일 만에 심장마비로 사망했으나, 항공 이송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운수노동자연맹(ITF)은 전쟁 발발 이후 하선 및 귀국 지원 요청이 쇄도하고 있지만, 항공편 부족과 비용 급등으로 선원 교대마저 사실상 중단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ITF는 “위험 해역에 선원들을 방치하는 것은 인도주의적 범죄”라며 “선원들이 원할 때 언제든 귀국할 수 있도록 국제적인 안전로 확보와 대체 인력 투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현장에 갇힌 선원들은 “평생을 바다에서 보냈지만 지금은 그저 안전하게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는 것뿐”이라며 국제사회의 즉각적인 개입을 호소하고 있다.
대구경제뉴스 장호진 기자 (daegunewsdesk@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