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출 호조에 전망치 0.2%p 올려… 싱가포르·대만과 함께 ‘선진 아태국’ 공식 분류 중동 리스크·관세 변수는 여전히 암초… 물가 상승률 전망도 2.3%로 상향
아시아개발은행(ADB)이 대한민국 경제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전격 상향 조정했습니다.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와 글로벌 불확실성이라는 파고 속에서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회복세가 한국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10일 ADB가 발표한 ‘2026년 아시아 경제전망(ADO)’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1.9%로 제시됐습니다. 이는 지난해 12월 전망치였던 1.7%에서 0.2%포인트 상향된 수치입니다. 내년 역시 1.9%의 성장세를 유지하며 완만한 회복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반도체가 끌어올린 성장률… ‘수출 효자’ 노릇 톡톡
ADB가 성장률을 상향 조정한 결정적 배경은 단연 반도체 산업의 호황입니다. 최근 AI 수요 폭증과 함께 반도체 수출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국가 경제 전체의 활력을 불어넣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국방, 바이오 등 전략 산업에 대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출 확대 기대감과 금리 인하 지연 속에서도 서서히 살아나고 있는 소비 지표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특히 이번 보고서에서 주목할 점은 ADB가 한국을 기존 개발도상국 그룹에서 제외하고 싱가포르, 홍콩, 대만과 함께 **‘선진 아태국(Advanced Asia-Pacific)’**으로 공식 분류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한국 경제의 위상이 이제 지역적 비교를 넘어 글로벌 표준에서 평가받는 단계에 진입했음을 의미합니다.
중동 리스크와 물가 상승은 여전한 ‘복병’
하지만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ADB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 등 중동의 긴장 국면과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를 핵심 하방 리스크로 지목했습니다. 실제로 이번 전망치는 중동 갈등이 1개월 이내에 조기 안정된다는 낙관적 시나리오를 전제로 하고 있어,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성장률은 다시 둔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물가 또한 불안 요소입니다. ADB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2%포인트 높은 2.3%로 상향했습니다. 국제 유가 상승과 원화 약세, 그리고 수출 효자인 전자제품 가격의 역설적인 상승이 물가를 압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시아 ‘고성장’ 지속… 인도 7.3%·베트남 7.0% 독주
아시아 전반의 성장세는 한국보다 더욱 가팔랐습니다. 아태 지역 개도국의 올해 평균 성장률 전망치는 5.1%로 대폭 상향됐습니다. 국가별로는 인도가 7.3%, 베트남이 7.0%라는 경이로운 수치를 기록하며 고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4.5% 수준의 완만한 성장에 그칠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 중심의 수출 회복세는 뚜렷하지만, 중동 리스크와 공급망 변수가 여전하다”며 “정부의 정책적 대응과 추경 효과 등이 반영될 경우 실제 성장률은 ADB 전망치보다 더 높아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대구경제뉴스, 장호진 기자 (daegunewsdesk@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