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다시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의 핵 포기를 압박하기 위해 수개월간 해상 봉쇄를 유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공습 재개 카드까지 꺼내들며 중동 정세가 다시 격랑 속으로 빠져드는 양상이다.
2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이 핵 프로그램 포기에 동의할 때까지 해상 봉쇄를 유지할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이란은 현재 숨이 막히는 상태”라며 핵 보유를 절대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실제 미국은 단순한 경고를 넘어 구체적인 실행 준비에 들어간 모습이다. 미 국무부는 각국 대사관을 통해 ‘해양 자유 연합(Maritime Freedom Construct)’ 구성을 제안하며 동맹국 참여를 요청했다. 해당 구상은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보호와 제재 집행을 동시에 수행하는 다국적 해상 통제 체계를 의미한다.
군사적 압박도 병행되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란을 겨냥한 단기 공습 옵션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아직 최종 명령은 내려지지 않았지만 실질적인 군사 행동 가능성은 열려 있는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해협을 ‘트럼프 해협’으로 명명한 이미지를 공개한 것도 심리적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이란 역시 강경 대응을 시사하며 맞서고 있다. 이란 군부 고위 인사는 “해상 봉쇄는 명백한 레드라인”이라며 대응 가능성을 경고했다. 양측 모두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군사적 충돌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이미 시장은 즉각 반응하고 있다. 국제유가는 4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으며, 브렌트유는 장중 배럴당 126달러를 돌파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110달러를 넘어서는 등 에너지 시장 전반에 충격이 확산되고 있다.
다만 극적인 외교적 해법의 여지도 남아 있다. 이란이 기존 협상안을 수정한 ‘평화안’을 조만간 제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교착 상태에 빠진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중재국을 통한 간접 협상이 진행될 경우 긴장 완화의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문제는 시간이다. 해상 봉쇄가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원유 공급망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고, 이는 곧바로 물가 상승과 경제 부담으로 이어진다. 실제 미국 내 휘발유 가격도 이미 급등하며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결국 이번 사태는 단순한 군사 갈등을 넘어 에너지, 금융, 물류까지 연결된 글로벌 리스크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향후 이란의 평화안이 긴장을 완화할 카드가 될지, 아니면 충돌의 전조가 될지 국제 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장호진 기자 daegunewsdesk@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