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이 광둥성 루이디오제약의 핵의약품 주사제 ‘지룬타이’와 관련 키트의 시판을 전격 승인하면서 전 세계 의료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번 승인은 중국 자체 개발 핵의학 신약 1호라는 상징성을 넘어, 기존 고가 장비인 PET 대신 보급률이 압도적으로 높은 SPECT 장비로도 정밀 암 진단을 가능하게 했다는 점에서 파괴적인 혁신으로 평가받는다.
그동안 암 정밀 진단은 장비 가격과 검사비가 모두 고가인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이 전담해 왔으며, 이는 환자들에게 큰 경제적 부담이 되어 왔다. 반면 전 세계 핵의학 장비 시장의 약 76%를 차지하는 단일광자방출컴퓨터단층촬영(SPECT)은 장비 가격이 저렴하고 보급률이 높지만, 낮은 해상도 탓에 주로 뼈나 심장 질환 진단에 머무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승인된 지룬타이는 암세포 주변 단백질과 결합해 위치를 정밀하게 포착하는 독자적인 기술을 통해 SPECT의 고질적인 해상도 문제를 해결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임상 결과에 따르면 지룬타이를 활용한 SPECT 검사는 폐 병변의 양성과 악성 구분에서 고가의 PET 검사와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며, 폐암의 림프절 전이 진단에서는 오히려 더 높은 정확도를 기록했다. 특히 기존 검사 방식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가짜 양성(위양성)’ 판정을 약 60% 가량 획기적으로 줄여 불필요한 추가 검사와 환자의 심리적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지 의료 업계와 외신들은 이번 신약 출시로 암 정밀 진단 비용이 기존의 3분의 1 수준으로 대폭 낮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진단 비용의 하락은 곧 암 조기 발견율의 상승으로 이어져 공중보건 증진에 획기적인 전기가 될 전망이다. 중국 내부에서는 이번 승인을 기점으로 중국이 핵의약품 분야에서 글로벌 추격자 위치를 탈피해 시장을 주도하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올라섰다는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 핵의약품 시장의 성장세 또한 가파르다. 시장조사 업체 프로스트앤드설리번에 따르면 중국 핵의약품 시장은 연평균 10%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하며 2030년에는 약 5조 7천억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중국 정부가 미국과의 바이오 패권 경쟁 속에서 ‘의료용 동위원소 중장기 발전 계획’을 발표하고, 올해 양회에서 바이오의약을 핵심 전략산업으로 지정하는 등 국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이어가고 있는 덕분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러한 바이오 굴기가 국내 의료기기 및 제약 업계에도 상당한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저가형 진단 시장의 주도권이 중국으로 급격히 쏠릴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우리 기업들도 기술 격차 유지와 차별화된 시장 공략 전략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중국발 핵의학 혁신이 글로벌 표준을 어떻게 재편할지 전 세계 바이오 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장호진 기자 (daegunewsdesk@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