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윤 의원, 국민연금법 개정안 발의… ESG 요소 ‘선택’에서 ‘필수’로 전환
– 위탁운용사 선정 시 ‘수탁자 책임’ 배점 확대… 수익률만으론 안 통한다
– 복지부 장관 ‘선량한 관리자 책임’ 명시… 연금 사회적 책임 강화 승부수
대한민국 자본시장의 최대 큰 손인 국민연금이 기금 운용에 있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요소를 사실상 의무화한다. 그동안 ‘선택 사항’에 머물렀던 책임 투자가 법적 ‘의무’로 격상됨에 따라, 국내 금융권과 상장사들에 비상이 걸렸다.
23일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은 국민연금의 ESG 책임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국민연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번 개정안은 1,400조 원에 달하는 국민 혈세를 굴리는 국민연금이 단순 수익률을 넘어 사회적 가치를 강제적으로 고려하게 만드는 데 목적이 있다.
‘할 수 있다’에서 ‘한다’로… 거부할 수 없는 ESG 파도 이번 개정안의 백미는 문구 한 줄의 변화다. 기존 법안의 ESG 요소 반영 규정을 ‘고려할 수 있다’에서 ‘고려한다’로 명문화했다. 이는 국민연금이 투자를 결정하거나 자산 운용사를 선정할 때 ESG 지표를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는 뜻으로, 국내외 운용사 선정 판도를 통째로 바꿀 파괴력을 지닌다.
앞으로 위탁운용사들은 수익률 같은 정량적 성과뿐만 아니라,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 원칙) 이행 수준 등 질적 평가에서 점수를 따지 못하면 국민연금의 자금을 받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복지부 장관 책임 명시… ‘선량한 관리자’ 의무 강화 개정안은 또한 보건복지부 장관이 국민연금의 관리·운용 주체로서 ‘선량한 관리자’의 책임을 진다는 점을 명확히 적시했다. 이는 기금 운용의 투명성을 높이는 동시에, 정치적 외풍으로부터 독립하여 오로지 국민의 이익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법적 울타리를 치는 조치로 풀이된다.
“1,400조 책임 투자 시대”… 금융권 대응 고심 김윤 의원은 “국민연금은 국내 최대 자산 보유자로서 명실상부한 책임 투자자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며 “이번 입법을 통해 수탁자 책임 체계를 완전히 정비하겠다”고 강조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가이드라인은 국내 모든 기관투자가의 이정표가 된다”며 “ESG 의무화가 시행되면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선과 환경 경영 압박이 전례 없이 거세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호진 기자 (daegunewsdesk@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