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AI) 인프라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골드만삭스가 메타·마이크로소프트(MS)·아마존·알파벳 등 4대 하이퍼스케일러의 누적 설비투자 규모가 오는 2030년까지 약 5조3000억 달러(약 800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AI 데이터센터 구축 경쟁이 확대되면서 한국 반도체와 전력 인프라 산업에도 수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보고서를 통해 AI 서비스 확산과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로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자본지출(CAPEX) 전망치를 대폭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전망치보다 약 8000억 달러 이상 증가한 규모다.
AI 산업 성장의 핵심은 결국 데이터센터다. 생성형 AI 서비스가 확대될수록 대규모 서버와 반도체, 전력 설비가 필요해진다. 이에 따라 빅테크 기업들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과 전력 확보 경쟁에 나서고 있다.
특히 시장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에 주목하고 있다. AI 서버에는 일반 PC보다 훨씬 많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고성능 D램이 사용된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AI 투자 확대의 직접적인 수혜 업종으로 거론된다.
전력 인프라 분야도 주목받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AI 데이터센터 증가로 전력 수요가 지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소형모듈원전(SMR)과 신재생에너지, 전력망 투자 확대 논의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미국 테라파워의 차세대 SMR 프로젝트에 HD현대와 두산에너빌리티가 주요 공급망 기업으로 참여하면서 국내 원전 산업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데이터센터 전력 확보가 국가 경쟁력 문제로 부상하면서 원전과 전력 설비 산업의 중요성도 커지는 모습이다.
다만 AI 투자 확대가 긍정적인 효과만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일부 투자기관들은 특정 반도체와 서버 장비에 수요가 집중되면서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AI 서버용 반도체 가격 상승은 전자제품 제조 원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향후 5년이 글로벌 AI 인프라 경쟁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데이터센터 건설, 반도체 공급, 전력망 구축 등 전후방 산업 전반에서 대규모 투자 수요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역 산업계 역시 관련 흐름을 주목하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에는 산업용 전기장비, 기계부품, 금속가공, 반도체 후공정 관련 기업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AI 인프라 투자가 장기화될 경우 관련 공급망을 통한 간접 수혜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산업계 관계자는 “AI 경쟁은 단순한 소프트웨어 경쟁이 아니라 전력과 반도체, 산업 인프라를 포함한 종합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향후 공급망에 참여할 수 있는 제조기업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호진 기자 daegunewsdesk@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