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40달러를 돌파하며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 공포가 확산되는 가운데, 미국의 3월 고용 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세 배 가까이 웃도는 반전을 기록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비농업 부문 일자리는 17만 8,000명 증가하며, 앞서 6만여 명 수준에 그칠 것이라던 시장의 비관적인 전망을 완전히 뒤집어엎었다.
이번 고용 반등의 일등 공신은 의료 서비스 부문이었다. 지난달 발생했던 대규모 의료 파업이 극적으로 타결되면서 일자리가 대거 복구된 점이 결정적이었다. 여기에 기온 상승에 따른 건설업과 운송업의 계절적 수요가 맞물리며, 중동발 고물가 압박 속에서도 미국 경제의 기초 체력이 여전히 견고함을 입증해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고용 시장의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특정 업종으로의 쏠림 현상이 뚜렷해 건전성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의료와 건설 분야가 전체 성장을 견인한 반면, 금융업과 연방정부 일자리는 오히려 감소하며 산업 간 양극화가 심화되는 양상이다. 이는 전반적인 경기 활성화라기보다 특정 업종의 특수 상황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실업률 또한 전월 대비 하락한 4.3%를 기록했으나, 이는 노동 인구 자체가 줄어들면서 나타난 통계적 착시 현상이라는 지적이다. 경제활동 참가율이 2021년 말 이후 최저치로 떨어지며 실질적으로 구직 활동을 포기한 인구가 늘어난 탓에 실업률이 낮아 보이는 효과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고용의 양적 성장은 이뤄냈지만 질적 측면에서는 숙제가 남은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고용 지표가 유가 폭등으로 인해 경기 둔화를 우려하던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강력한 안도감을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임금 상승률이 예상보다 둔화되면서 인플레이션 압박이 완화된 점도 증시에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오는 6일 뉴욕 증시 개장과 함께 이번 지표가 시장에 미칠 파급 효과와 향후 연준의 금리 정책 변화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장호진 기자 (daegunewsdesk@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