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독일에 이어 스페인과 이탈리아에서도 미군 철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나토(NATO) 동맹 균열 우려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이란 전쟁을 둘러싼 유럽과 미국 간 갈등이 군사 전략으로까지 확산되는 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스페인과 이탈리아에서도 미군 철수를 고려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아마도 그럴 것”이라고 답하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는 앞서 독일 주둔 미군 감축 검토 발언에 이어 나온 것으로, 유럽 전반을 겨냥한 압박 메시지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이란과의 군사 충돌 과정에서 유럽 국가들이 미국을 충분히 지원하지 않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탈리아는 아무 도움도 주지 않았고, 스페인은 매우 실망스러웠다”고 언급하며 불만을 드러냈다. 반면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해결에 적극 개입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유럽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재차 제기했다.
실제로 스페인은 이란 공습 이후 미국 군용기의 자국 영공 통과를 제한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보였고, 좌파 연합 정부를 중심으로 반(反)트럼프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이탈리아 역시 이란 전쟁 이후 외교적 온도차가 벌어지며 미국과의 관계가 다소 냉각된 분위기다.
다만 이러한 발언이 실제 철수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에도 독일 주둔 미군 감축을 추진했지만, 미 의회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현재도 미국은 유럽 내 최소 병력 유지 기준을 법적으로 설정해 놓은 상태다.
군사 전문가들은 유럽 주둔 미군 철수가 현실화될 경우, 단순한 병력 이동을 넘어 글로벌 안보 구조 자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병력 이전에 따른 막대한 비용과 새로운 기지 건설 문제 역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미 국방부 내부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사전 조율 없이 공개됐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정책 실행 가능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유럽을 향한 압박 카드로 시작된 ‘미군 철수론’이 실제 전략 변화로 이어질지, 아니면 협상용 메시지에 그칠지 국제 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장호진 기자 daegunewsdesk@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