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트코인의 글로벌 자산 시가총액 순위가 하락하면서 가상자산 시장의 투자심리 위축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AI) 관련 기술주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비트코인 현물 ETF를 중심으로 자금 유출이 지속되면서 시장의 관심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시가총액 통계 플랫폼인 컴퍼니스마켓캡(CompaniesMarketCap)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최근 글로벌 자산 시가총액 순위에서 14위를 기록했다. 이는 일부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주요 상장기업보다 낮은 수준으로, 지난해 강한 상승세를 기록했던 시기와는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미국 현물 ETF 승인과 기관투자자 유입 확대에 힘입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에는 주요 기술기업들과 비슷한 수준의 시가총액을 기록하며 디지털 자산 시장의 대표 자산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올해 들어 시장 분위기는 다소 달라졌다. 미국의 금리 정책 불확실성과 중동 지역 지정학적 긴장,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등이 겹치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약화됐다. 이에 따라 가상자산 시장 전반의 거래량과 투자 수요도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특히 비트코인 현물 ETF의 자금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대규모 자금 유입을 이끌었던 ETF 시장에서 최근 유출세가 이어지면서 가격 상승 동력도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가상자산 유동성 공급업체 윈터뮤트(Wintermute)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현재 시장의 핵심 과제는 새로운 투자 수요 확보 여부”라고 분석했다. 기존 투자자들의 보유 비중은 유지되고 있지만 신규 자금 유입 속도가 둔화되면서 시장의 상승 모멘텀이 제한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글로벌 증시에서는 AI 관련 종목들이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엔비디아를 비롯해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관련 기업들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면서 자금이 기술주 중심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국내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AI 반도체 관련 종목들이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생산자물가지수(PPI),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정책 등이 비트코인을 비롯한 위험자산 시장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기관투자자들의 ETF 자금 흐름이 재차 유입세로 전환될 수 있을지도 시장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시장 관계자는 “비트코인의 중장기 흐름은 거시경제 환경과 기관투자자 자금 유입 여부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향후 금리 정책과 글로벌 유동성 흐름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호진 기자 daegunewsdesk@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