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안보의 핵심 축이었던 독일 주둔 미군이 일부 철수 수순에 들어가면서, 미국의 군사 전략이 본격적으로 방향을 바꾸고 있다는 신호가 감지된다. 병력 이동 규모는 제한적이지만, 상징성과 파급력은 결코 작지 않다는 평가다.
미 국방부는 1일(현지시간) 독일에 배치된 병력 가운데 약 5천 명을 단계적으로 철수하는 계획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유럽 지역 내 미군 배치 전반을 재검토한 결과로, 향후 병력 운용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 크다는 설명이다.
숀 파넬 국방부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현지 안보 환경과 동맹국의 역할 변화 등을 반영한 결정”이라며 “철수는 6개월에서 1년 사이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독일에는 3만6천 명이 넘는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유럽사령부와 아프리카사령부가 위치한 전략 거점인 만큼, 이번 감축이 단순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람슈타인 공군기지는 중동과 유럽 작전을 연결하는 핵심 허브로 꼽힌다.
이번 철수는 전투여단 단위 병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병력은 미국 본토로 복귀한 뒤 다른 지역으로 재배치될 가능성이 크다. 군 안팎에서는 인도·태평양 지역으로의 이동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유럽 국가들의 방위비 분담 문제를 강하게 압박해 왔다. 유럽이 미국 안보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는 인식이 이번 결정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실제 전략 변화로 이어질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과거에도 유사한 감축 계획이 정치적 반발로 축소되거나 보류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유럽 주둔 미군은 단순 병력이 아니라 억지력 그 자체”라며 “감축이 이어질 경우 나토 내부 균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이번 조치는 병력 규모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미국이 유럽보다 다른 지역에 전략적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글로벌 안보 지형 변화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장호진 기자 daegunewsdesk@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