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항공유(제트연료)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우방국들을 향해 “미국에 의존하지 말고 직접 호르무즈 해협에서 싸워 기름을 확보하라”며 사실상 무력 개입 중단을 선언했다. 이는 동맹국들에게 실질적인 군사적 기여를 요구하는 동시에, 미국의 에너지 패권을 과시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미국산 기름 사거나 직접 싸워라”… 동맹국에 최후통첩 트럼프 대통령은 31일(현지 시간)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영국 등 이란 작전에 미온적이었던 국가들을 정조준했다. 그는 “항공유를 확보하지 못한 나라들에 제안한다”며 두 가지 선택지를 제시했다.
첫째는 충분한 재고를 보유한 미국산 기름을 사라는 것이고, 둘째는 스스로 용기를 내서 해협의 기름을 직접 가져오라는 것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스스로 싸우는 법을 배워야 한다”며 “당신들이 우리를 돕지 않았듯, 미국도 더 이상 당신들을 돕기 위해 그곳에 있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호르무즈 뺀 종전’ 구상 가시화… 이란 무력화 후 발 빼기? 이번 발언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한 ‘호르무즈 해협을 제외한 작전 종료’ 구상과 맥을 같이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해군력과 미사일 전력을 충분히 약화시켰다는 판단하에, 지지부진한 해협 개방 작전에 매달리기보다 군사 작전을 조기에 마무리하려는 계산이다. 대신 해협 재개방의 책임과 비용을 유럽 및 걸프 지역 동맹국들에게 떠넘기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미 국방부 “배 몇 척으론 안 돼”… 동맹국에 실질적 군병력 요구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 역시 브리핑을 통해 압박 수위를 높였다. 그는 “미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호르무즈 해협 이용률이 극히 낮다”며 “해협 개방은 이제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동맹국들을 향해 “단순히 깃발을 내걸거나 배 몇 척 보내는 시늉만 해서는 안 된다”며 “실질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수준의 강력한 전열을 갖춰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는 상징적인 참여를 넘어 대규모 군사적 기여를 하라는 강력한 압박이다.
전 세계 에너지 공급망 비상… 국제 유가 요동칠 듯 트럼프 행정부의 이 같은 방침이 현실화될 경우, 세계 원유 수송의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동맹국들의 직접적인 군사 대응이 늦어질 경우 일시적인 에너지 공급 차질과 국제 유가 폭등이 우려된다.
장호진 기자 (daegunewsdesk@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