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 지역에 대한 공습을 재개하면서 양측 간 긴장이 다시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 미국이 중재한 휴전 연장 합의가 발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교전이 이어지면서, 사실상 휴전이 무력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5일(현지 시간) 레바논 남부 접경 지역에서는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추정되는 폭발과 함께 연기가 치솟는 장면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현지 주민들 사이에서는 불안감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이동을 자제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번 공격이 선제적 조치가 아닌 대응 성격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헤즈볼라가 휴전 조건을 먼저 위반했다며 군에 강경 대응을 지시했고, 이스라엘군은 무기를 운반 중이던 차량과 무장 요원들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반면 헤즈볼라도 즉각 반격에 나섰다. 레바논 남부 일대에서 이스라엘 군 차량을 겨냥한 공격이 이어졌다고 주장하며, 이스라엘의 공습이 휴전 합의를 무너뜨렸다고 반발했다. 양측이 서로를 ‘도발 주체’로 지목하면서 책임 공방은 더욱 격화되고 있다.
문제는 외교적 합의와 실제 전장의 괴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최근 양측 간 휴전을 3주간 연장하는 데 합의했다고 발표했지만, 현장에서는 이미 교전이 재개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형식적인 휴전 상태일 뿐 사실상 충돌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국제위기그룹(ICG) 등 주요 싱크탱크들은 이번 상황을 두고 “완전한 정전이 아닌 제한적 긴장 관리 단계”라고 평가하고 있다. 양측 모두 전면전을 피하면서도 군사적 압박 수단을 유지하려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이란 변수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헤즈볼라가 친이란 세력인 만큼, 이란과 미국 간 갈등 구도가 레바논 전선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면서, 레바논 접경 지역 역시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국지적 충돌을 넘어 보다 큰 규모의 군사적 충돌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과거에도 소규모 충돌이 전면전으로 번진 사례가 반복돼 왔기 때문이다.
현지에서는 이미 “휴전은 존재하지만 작동하지 않는 상태”라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접경 지역이 다시 중동 분쟁의 핵심 전선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제사회의 긴장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장호진 기자 daegunewsdesk@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