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월 미국산 원유 수입액 43.1% 증가
중동 의존도 낮추기 움직임 확대
미국산 원유 수입이 크게 늘어나면서 국내 에너지 공급망의 변화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국내 정유시설 상당수가 중동산 중질유를 기준으로 설계돼 있어 수입선 다변화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올해 1~4월 미국산 원유 수입액은 62억66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1% 증가했다.
특히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됐던 3월과 4월에는 미국산 원유 도입이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미국의 대(對)한국 원유 수출액은 각각 54.3%, 113.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뿐만 아니라 주요 원유 수입국들도 공급망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일본은 미국산 원유 수입을 크게 늘렸고, 중국은 캐나다와 브라질산 원유 확보를 확대하며 중동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중동 지역 지정학적 위험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면서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망 구축의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원유 도입 국가들은 특정 지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다양한 공급선을 확보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다만 국내 정유업계는 구조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 국내 주요 정유시설은 오랜 기간 중동산 중질유를 처리하는 데 최적화돼 구축됐다. 이에 따라 미국산 경질유 수입이 늘더라도 이를 즉시 대체 투입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일부 설비 개선이 진행되고 있지만 대규모 전환에는 상당한 비용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정유설비 특성상 원유 종류에 따라 공정 효율과 생산 수익성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정부도 전쟁과 공급 차질 우려가 커졌던 시기 비축유 스와프 정책 등을 활용해 정유사의 원유 수급을 지원한 바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단기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장기적인 공급망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조홍종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해서는 수입선 다변화와 함께 비중동 지역 원유 확보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해외 자원 개발 참여 확대 역시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정유업계가 미국산 원유를 비롯한 다양한 공급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정제설비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과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장호진 기자 daegunewsdesk@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