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남아시아 최대 온라인 금융사기 거점으로 지목돼 온 캄보디아에서 불법 온라인 사기 조직이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대대적인 단속을 공언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사기 조직이 더욱 은밀하게 확산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앰네스티는 8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캄보디아 전역에서 운영 중인 온라인 사기 단지 86곳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확인된 53곳보다 약 62% 증가한 수치다. 국제앰네스티는 당국이 개입한 곳은 24곳에 불과했으며 상당수 단속도 실효성이 부족했다고 주장했다.
온라인 사기 단지는 주로 투자 사기, 가상자산 사기, 로맨스 스캠 등을 조직적으로 운영하는 시설이다. 범죄 조직들은 해외 구직자들을 고액 연봉 일자리로 속여 입국시킨 뒤 여권을 압수하고 사기 범행에 강제로 동원하는 수법을 사용해 왔다.
국제앰네스티는 일부 생존자들의 증언을 인용해 단속 과정에서도 피해자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되는 사례가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구조된 피해자 상당수가 보호 대신 불법 체류자 취급을 받으며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캄보디아 정부는 이러한 주장에 강하게 반발했다. 정부 측은 전국 단위 단속과 체포, 자산 압수, 범죄 시설 해체 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국제앰네스티 보고서가 현장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범죄 조직이 대규모 단지 형태에서 소규모 시설로 분산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대형 시설은 단속 대상이 되기 쉬운 반면 일반 주거지역이나 소규모 건물에 분산될 경우 추적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사회는 캄보디아를 비롯해 미얀마, 라오스, 필리핀 일부 지역이 글로벌 사이버 사기 산업의 중심지로 변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국제기구들은 동남아 지역에서 수십만 명이 이러한 범죄 조직에 의해 강제 동원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는 온라인 금융사기가 단순 범죄를 넘어 인신매매와 강제노동 문제까지 연결된 국제 범죄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각국 정부의 공조 수사와 피해자 보호 체계 강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장호진 기자 daegunewsdesk@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