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권 침해 용납 못 해” 강경 발언… 협상 불참 속 미·이란 긴장 최고조
이란이 미국과의 2차 협상 불참을 공식 선언한 가운데,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직접적인 비판을 쏟아내며 양국 간 긴장이 한층 격화되고 있다. 외교 라인을 넘어 국가 수반까지 전면에 나선 강경 발언은 협상 국면이 사실상 종료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이란 학생통신(ISNA)에 따르면,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테헤란에서 열린 회의에서 미국의 핵 포기 요구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트럼프는 이란이 핵 권리를 사용할 수 없다고 주장하지만, 그 근거가 무엇인지조차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어떤 권리로 한 국가의 정당한 권리를 박탈하려 하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란의 권리는 국제법과 주권에 기반한 것”이라며 “외부 압박으로 이를 포기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외교적 반박을 넘어, 핵 문제를 둘러싼 협상 자체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강경 메시지로 풀이된다.
이번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초강경 발언에 대한 대응 성격이 짙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인터뷰에서 “협상에 서명하지 않을 경우 이란 전체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발전소, 교량 등 국가 인프라에 대한 공격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협상 카드가 아닌 군사적 압박을 전면에 내세운 발언으로, 사실상 최후통첩에 가까운 메시지였다.
현재 미국은 이란에 ‘우라늄 농축 중단’을 핵심 조건으로 제시하며 협상 타결을 압박하고 있다. 특히 일정 기간 농축 활동을 중단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란은 이를 명백한 주권 침해로 간주하며 단호한 거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란 외무부 역시 같은 날 2차 협상 불참을 공식화하며 강경 노선을 분명히 했다. 이란 측은 미국이 휴전 합의를 반복적으로 위반하고, 자국 선박을 나포하는 등 신뢰를 훼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협상 결렬의 책임이 미국의 과도한 요구와 군사·경제적 압박에 있다고 보도하며, 협상 재개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이는 외무부와 대통령 발언이 동일한 방향으로 맞물리며 국가 차원의 입장이 완전히 정리됐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이번 상황을 단순한 외교 갈등을 넘어선 ‘강대강 대치 국면’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이란 내부에서 외교 라인과 정치 지도부가 동시에 강경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의 압박이 오히려 내부 결속을 강화시키는 역효과를 낳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협상 과정에서 미국과 유럽 간 이견이 드러나고 있는 점도 변수로 지목된다. 서방 내부의 공조가 흔들릴 경우 이란이 협상에 나설 유인이 더욱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다.
8주째 이어지는 긴장 속에서 외교적 해법은 점점 멀어지고 있으며, 양국 정상 간 설전이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동 정세가 다시 한 번 중대한 분수령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호진 기자 daegunewsdesk@gmail.com
